최근 65세 이상 노인 가구의 한달 지출금액이 85만원을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인들도 이제는 자식들이 주는 용돈만으로는 생활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4일 '노인가구 소비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 2008년 우리나라에 거주중인 65~74세 노인들이 월평균 84만9천7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00년을 기준으로 초고속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단계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오는 2019년에는 전체 인구의 14.4%가 노인인 고령사회에, 2026년에는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 19만여개에 달하는 노인 일자리를 만들기로 결정했으며 일부 기업과 공공기관들도 노인들이 일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실례로 최근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노인들을 위한 '어르신온라인창업아카데미'를 개설해 주목받고 있다.
어르신온라인창업아카데미는 55세 이상 지원가능하며 10주간 쇼핑몰 관련 교육, 세무 법률, 전자상거래 및 홍보마케팅 등 온라인 창업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과정으로 진행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권찬 이사는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를 파트너로 잘 만났다. 한국의 경우 본사에서도 좀 더 실질적인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길 원했는데 취업보다는 온라인창업쪽을 하는 것이 더 도전해볼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며 본사에서도 온라인창업아카데미에 대해 획기적인 프로젝트로 판단을 하면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어르신온라인창업아카데미는 이미 1기와 2기 수료를 마쳤으며 최근 3기 모집을 하고 있는 중이다. 수료자 중 72세의 나이로 옥션 판매등급 금메달을 획득하며 총 4개 카테고리에서 100개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김재길씨는 기존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버리고 인생의 이모작을 위해 온라인 창업 성공을 위해 달려가고 있다.
사실 김재길씨는 온라인 창업 전 이미 컴퓨터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2000년 사회에서 은퇴 후 여유시간이 있어서 컴퓨터를 처음 접하게 됐다고.
알겠지만 일거리가 없는 사람들의 여유시간과 일하는 사람들의 여유시간은 개념 자체가 다르죠. 일이 없는 사람들의 여유시간은 정말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그런 와중에 정부에서 컴퓨터를 교육해준다는 정책이 나온거에요. 그날로 바로 교육 신청을 했죠.
처음 시작은 미약했지만 파급력은 상당했다. 컴퓨터 한번 해보겠다고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왔으니 그럴만도 하다고 김 어르신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반년동안 책 사들고 독학도 하면서 무작정 배웠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엑셀까지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러다가 내가 컴퓨터를 가장 빨리 배우는 법이 뭘까 하고 고민하다가 답을 찾았죠. 내가 스스로 컴퓨터를 남에게 가르치는게 스스로 가장 빨리 배울 수 있다는 길이라는걸요.
결국 김재길씨는 2년동안 지역시민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컴퓨터를 가르치게 됐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홈페이지도 만들었고 이를 통해 드림위버, 포토샵, 플래시는 물론 젋은이도 하기 힘들다는 3D MAX까지 배우게 됐다고.
강의를 하다보니 각종 프로그램을 익히는 것도 쉬워지고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런데 문제가 있었죠. 이놈들이 일년이 빠를정도로 업데이트가 되는 거에요. 나중에 좀 따라가기 어렵더라고요. 새 프로그램을 다시 배워야 하니까 좀 힘이 들기도 했죠.
다소 정체기를 겪던 때 우연히 눈에 들어온 지역정보지가 지금의 김재길씨를 만들게 했다.
노인들을 위해 온라인창업아카데미가 열린다는 거에요. 여기 계신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손을 잡고 한다는데 머뭇거릴 여유가 없었죠. 바로 신청해서 1기 과정을 시작했습니다.
어르신온라인창업아카데미과정을 수강하면서 희망과 한계를 직접 경험한 김재길씨는 아카데미과정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더욱 애정이 있어서다.
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1기때는 준비가 좀 소홀했어요. 물론 처음 시작하는 단계라 이것저것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죠. 특히 강사분들이 조금 쉽게 생각하셨던거 같아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이정도면 되겠지'라는 마음이 있었던거 같아요.
김재길씨는 실질적으로 창업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강좌가 진행되길 바란다. 쇼핑몰에 올릴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드는 법이나 편집하는 법, 그리고 오픈마켓에 상품을 등록하는 방법 등 실제로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주는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렇지만 아카데미를 통해서 얻은 것도 많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길을 찾아서 갈 수 있게 길을 열어준거죠. 보통의 노인들은 아무것도 안하고 시간이나 때우다가 가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하나의 꿈을 갖게 된 거죠. 한국MS와 한노협에 많은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
처음 수료 후 김재길씨는 옥션 오픈마켓에서 온라인 창업의 성공신화를 시작했다. 직접 생산자를 찾아가서 만나도 제품을 등록하고 하면서 아이템을 늘려갔다. 지금은 대략 100여개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옥션 금메달 등급까지 올라갔다.
오픈마켓을 해보고나니 내가 직접 쇼핑몰을 여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됐어요. 아직은 계속 성장하는 단계라 고칠것도 많고 하지만 우선 목표는 회원수 3천명을 만드는거에요. 또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거래처를 100여곳을 뚫고 각 거래처별 아이템을 5~10개정도 마련할 수 있다면 그때 '성공'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싶네요.
김재길씨는 현재 오송샵(www.osongshop.com)이라는 개인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식품쪽 상품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괜찮은 상품이 있으면 직접 판매자를 만나서 해당 시설을 살펴보고 문제가 없으면 그 제품을 들여놓는다고 한다.
오송샵에 올라온 물건은 말썽이 없는 물건들이에요. 내 전부를 걸고 단일품목으로 제일 안전하고 좋은 상품만 선보이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70대 노인이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그러겠어요. 만약 문제가 생기더라도 전적으로 책임질 수 있게 보증보험 등 다양한 보안책이 있어서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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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나이에 온라인쇼핑몰 창업이라는 다소 어려운 길을 걸어오고 있는 김재길씨는 앞으로 창업을 희망하는 노인들께 이렇게 조언한다.
사실 진짜 돈을 벌 목적으로 처음 시작을 하게된건 아니에요. 노인들이라고 해서 방안에서만 뒹굴뒹굴 하란법이 있나요? 우선 이걸 하게되면 정신건강에 좋아요. 머리를 활용하기 때문에 정신건강문제가 해결되죠. 또 내가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는다는 것을 주위에서 느낄 수 있죠. 거기다 IT사회에 당당하게 동참할 수 있어요. 소외감은 느낄 시간이 없죠. 가정이나 사회에 짐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자신감도 충만하게 됩니다. 겁먹지 말고 직접 도전하세요. 길은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