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2010]하반기 침체 속에도 우뚝 솟은 '반도체 코리아'

일반입력 :2010/12/27 11:44    수정: 2010/12/27 17:28

송주영 기자

올해 반도체 시장에서는 ‘반도체코리아’의 힘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연말 성수기가 실종된 모습 속에 국내 업체 점유율 확대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또 다른 올해 반도체 업계 특징은 IT업계 전형적인 ‘상저하고(上低下高)’ 현상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상반기 공급부족으로 인한 가격 강세가 하반기 PC 시장 예상 밖 수요 약세로 1Gb D램 가격이 1달러 미만으로 떨어지며 '심리적 마지노선' 마저 무너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 업체 D램 시장 점유율 60% 넘겨

올해 반도체 업계에서 우리 반도체업체의 강세는 '기록 경신'으로 이어졌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D램 시장에서 국내업체 3분기까지 누적 점유율이 5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해 54%에서 1년만에 3%p나 점유율을 올렸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3분기에 국내 삼성전자, 하이닉스 D램 시장 점유율은 60%를 넘어섰다.

3분기 들어서 삼성전자는 혼자서 D램 시장 점유율 40%를 넘겼다.

D램 시장에서 삼성이 수년째 독보적 1위를 차지해 왔지만 4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D램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지난 3분기에도 미세공정, 생산비용 경쟁력을 통해 출하량을 크게 늘려 2분기의 34.3%를 크게 웃돌았다.

D램 시장 뿐만이 아니다. 올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선전했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39.2%, 하이닉스 10%로 이 시장 역시 국내 업체가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반도체, 하이닉스는 올해 매출면에서도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 증가율도 늘어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대비 62.7% 증가할 것으로 지식경제부는 내다봤다. 생산증가율도 지난해 대비 46%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 인텔과 격차 좁혀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을 넘어 반도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계 1위인 인텔과의 격차도 줄었다. 올해 반도체 시장 삼성전자 점유율은 9.4%, 인텔은 13.8%다. 지난해 인텔 14.6%, 삼성전자 7.7로 6.9%p에 이르던 격차가 올해는 4.4%p로 줄었다. 국내 반도체 업계 미래는 앞으로도 밝다. 올해 반도체 시장의 또 다른 화두를 꼽는다면 국내업체의 투자확대. 미래 성장의 포석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이 복귀한 뒤 2개월만인 5월 반도체 부문에서 11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메모리 반도체도 당초 계획했던 5조5천억원에서 9조원대로 크게 늘렸다.

올해는 하이닉스도 투자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하이닉스는 3조원대 투자로 지난해와 대비해 투자규모를 2배 이상 크게 늘렸다.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청주공장 투자를 늘려 연초 대비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2배가량으로 늘릴 예정이다.

■연말 D램가 1달러 미만으로 폭락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올해 메모리 시장에서 ‘탄탄대로’를 겪었지만 올해 반도체 업계에서는 아쉬운 소식도 있었다. 2년간의 불황을 뚫고 힘차게 출발한 연초 메모리 시장은 6월 이후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더니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연말 들어서면서는 D램 가격이 폭락에 가까운 가격 하락세를 보였다. 1기가비트 DDR3 D램 가격은 지난 5월 2.72달러까지 올랐던 데 비해 12월 들어서는 고점 대비 70%나 가격이 하락했다. 결국 1달러선도 붕괴됐다. 내년에는 80센트선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낸드플래시는 12월 들어 가격 오름세로 돌아섰다. 반도체 업계 또 다른 아쉬운 소식은 하이닉스 매각이 불발로 끝난 것이다. 연초부터 매각 주관사가 이례적으로 설명회를 열고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일을 수차례에 걸쳐 연장하며 매각 대상 찾기에 나섰지만 ‘주인찾기’는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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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 속에 하이닉스 채권 금융기관들은 일부 지분 매각에 나섰으며 지난 10월 유재한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인수자 찾기는 올해도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하이닉스는 자체 경쟁력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내년 1분기 D램 30나노급 양산계획을 밝히는 등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의 미세공정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