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가 1달러 ‘붕괴’…내년 4월부터 상승세

일반입력 :2010/12/22 14:55    수정: 2010/12/22 16:22

송주영 기자

간신히 1달러선을 유지해오던 1기가비트(Gb)당 D램 고정거래가격이 이달 중순이후 붕괴됐다. 하락세는 내년에도 최소한 내년 1분기까지 이어져 1Gb당 D램 고정거래가는 0.8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3 2기가바이트(GB) 고정거래가 평균은 이번중순이후 18달러까지 떨어져 1Gb당 가격이 0.91달러로 떨어졌다.

이는 월 초 20달러, 1Gb당 1.09달러에 대비해 10.5% 하락한 것이다.

■연말 D램가, 4분기 고점 대비 ‘반토막’

하반기 들어서 지속된 D램 가격 하락세를 연말까지도 벗어나지 못했다. D램 시장은 미세공정 전환, 설비투자 증가에 이은 출하량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PC 판매는 기대 이하의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4분기 들어서는 D램가격이 분기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D램익스체인지는 따라서 D램 시장이 내년 상반기에도 공급과잉을 기록하며 가격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4월부터는 반도체업체와 OEM제조업체들이 6월부터 시작되는 PC 출하를 대비, 재고량을 증가시키게 돼 D램 가격을 오름세로 전환시키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DDR3 1Gb 가격이 1.2~1.3달러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에도 PC 수요가 올해처럼 기대치를 밑돈다면 DDR3 1Gb 가격은 1달러 이하에 머물 것으로 보았다. 이와함께 당분간 D램 가격이 쉽사리 오름세로 전환되지 못해 3~6개월 동안은 1달러 수준을 밑돌 가능성도 제기됐다.

■D램 가격 약세, 국내업체에 '유리' 전망

국내 증권가는 D램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지만 하이닉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4분기 적자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우증권은 D램 가격이 떨어지면서 내년에는 대만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쟁사들이 출하량을 줄이는 것은 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에게는 긍정적인 요인이라는 예상이다. 게다가 하이닉스의 경우 모바일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이면서 평균 가격 하락폭이 10%p 가량 덜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송종호, 이왕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하이닉스 실적 분석 보고서를 통해 “40나노 D램 공정 전환이 연말 이후 가속화되고 있고 모바일 D램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며 올 4분기 영업이익은 3천200억원, 1분기는 1천500억원 수준을 전망했다.

이날 현대증권도 삼성전자 분석 보고서에서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영업이익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증권은 삼성전자가 D램에서 미세공정 기술, 원가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고 있고 D램이 아닌 낸드플래시 부분은 가격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이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 수혜를 예상했다.

■삼성전자·하이닉스 “당분간 감산계획 없다”

D램 가격은 내년 초까지도 약세가 전망되지만 대만 경쟁업체에 비해 빠른 유리한 고지를 점한 국내 업체들은 내년 초까지 100% 가동율을 유지할 전망이다. 국내업체는 대만 D램업체에 비해 미세공정 전환이 빨랐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로 제품가격 하락에도 원가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D램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3분기 삼성전자는 D램 출하량을 20%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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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역시 미세공정 전환을 서두르는 등 D램 가격이 바닥세를 형성하고 있는 현 시점까지 D램 공장 가동률 100%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각사 관계자는 “D램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당분간 감산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16라인 투자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는 시황에 따라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은 지난 10월 반도체의날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텍사스 오스틴 공장과는 달리 경기도 화성에 20조원 투자해서 건설하겠다고 한 반도체 16라인 투자 일정은 시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