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밀어내!”…삼성 스마트폰 총공세

일반입력 :2010/12/08 09:32    수정: 2010/12/09 10:44

김태정 기자

‘애플만 무서운 게 아니네...’

삼성전자가 대만 HTC를 겨냥한 총공세에 나섰다. 또 다른 라이벌의 성장을 마냥 두고 볼 수 없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근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을 보면 HTC 압박을 노린 부분이 적잖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미 시나리오들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HTC 가는 길에 삼성전자 포화

우선, 삼성전자가 구글과 스마트폰 ‘넥서스S’를 합작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구글 최신 운영체제 안드로이드2.3(진저브레드)을 탑재한 이 제품은 구글과 삼성전자 간 돈독한 파트너십을 상징한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7일 블로그를 통해 “구글과의 파트너십이 좋을 결실을 맺게 돼 매우 만족스럽다”며 “구글과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을 만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밝혔다.

구글의 스마트폰 제조 파트너는 올 초까지 HTC였다. 지난 1월 구글과 HTC는 넥서스S의 전신 ‘넥서스원’을 출시했지만 성적 부진으로 지난 7월 미국 판매를 중단하는 등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후 구글은 HTC 대신 삼성전자를 파트너로 택했고, 넥서스S 탄생으로 이어진 것이다. HTC 입장에서는 안드로이드 전략을 손에 쥔 구글의 제 1 파트너 자리가 삼성전자에게 돌아간 것이 씁쓸한 상황이다.

한국서도 HTC가 삼성전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기존 파트너 SK텔레콤이 삼성전자 갤럭시S 판매에 주력하면서 HTC 디자이어 판매량은 4개월 간 약 3만대에 그쳤다.

이는 결국 HTC가 국내 1위 이통사 SK텔레콤 대신 KT를 파트너로 선택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피터 쵸우 HTC 대표는 지난달 KT와 연 간담회서 SK텔레콤과의 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답변도 내놓을 것이 없다”고만 말했다.

삼성전자 옴니아7과 HTC 디자이어HD 간 글로벌 경쟁도 관전 포인트다. 두 제품 모두 10월말에서 지난 달까지 순차적으로 미국과 유럽에 등장, 격전을 시작했다.

HTC는 미국과 유럽서의 높은 인지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글로벌 지분 확대를 위해서는 넘어야할 벽이다.

■삼성전자 반격 성공…HTC “우리가 이긴다”

HTC는 2006년 자체 브랜드 출시 전까지 OEM(주문자생산) 업체에 불과했지만 근래 스마트폰 시장서 삼성전자를 위협할 주자로 화려히 변신했다. 침체된 노키아, 모토로라, LG전자 등은 차치하고 애플과 2파전에 집중해 온 삼성전자에게는 눈엣 가시다.

지난 2분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310만대에 그치며 520만대를 기록한 HTC에 밀렸다. 삼성전자가 애플은 물론, HTC 상대로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쏟아진 이유다.

3분기에는 삼성전자의 반격이 먹혔다. 갤럭시S와 웨이브 등을 내세워 스마트폰 785만4천여대를 판매, 630만대로 선전한 HTC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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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HTC는 디자이어HD를 비롯한 신제품들을 줄줄이 출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입지 강화 계획 역시 내세웠다.

쵸우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갤럭시S를 10분 정도 써본 결과 우리 제품이 우월하다”며 삼성전자를 깎아내리는 등 신경전도 흥미진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