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용자 경험(UX) 디자인과 사용성(Usability) 전문가들의 국제 협회 한국지부인 'UPA코리아'가 설립돼 눈길을 끌었다.
초대 회장에는 최재현 유투시스템 대표가 선임됐다. UPA코리아는 창립과 함께 UX디자인 산업화를 청사진으로 내걸고 정부, 산업계, 학계간 협력을 위한 구심체가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재현 UPA코리아 초대 회장을 만나 협회가 추진할 향후 계획에 대해 물었다. 삼성전자 UX 담당 부서 출신인 최재현 대표는 2002년 독립해 UX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컨설팅 업체 유투시스템을 설립했다.UPA코리아가 할 역할은 UX산업 활성화입니다. 관련 산업이 커야하고, UX 분야 종사자들의 위상도 높아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국내 전문가들간 교류를 위한 전문가 활동과 국가차원에서 UX를 육성하는 정책 지원도 필요합니다.
최 회장에 따르면 국내 UX디자인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인력은 턱없이 못 미치는 상황이다.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문인력을 충분히 양성할 수 있도록 학계와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UX디자인 인력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었는데, 사람 뽑기가 쉽지 않아요. 일부 대학교에서 UX디자인을 가르치는 학과가 있기는 한데, 여러 분야 가운데 하나로만 취급되고 있습니다. 전공자라도 실무 관련 지식이 부족해서 입사한 다음 다시 실무경험을 쌓아햐 하는 상황이에요. 이런 구조를 바꿔야할 때입니다.
최 대표는 현재 국내 디자인, 인간 컴퓨터간 상호작용(HCI), 인간 공학 등 전문 학회에서 특별 관심 그룹(SIG) 형태로 UX나 UI 이슈를 일부 다루고 있다면서도 협소한 의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UX, UI를 다루는 활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UX 산업이 발전해야 국내 SW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도 최 회장이 강조하는 포인트. 사용자가 제품을 얼마나 쉽게 쓸 수 있는지를 의미하는 '사용자 편의성'이 취약해서는 큰일을 도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 SW 개발 역량은 기술적으로는 밀리지 않지만 사용성이나 UI 측면은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에요. 국산SW를 해외에 수출하려고 심사 절차를 진행했는데, 검수항목 가운데 UI 평가 부문에서 승인을 못받은 경우가 있었어요. 한 두 번 퇴짜 맞으면 불리한 조건에서 판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 대표는 유저빌리티(사용성)는 UI와 편의성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SW도 품격있게, 고급스럽게 만들어서 제값을 받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고 국가브랜드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UPA코리아가 해야할 또 다른 역할로 UX산업이 IT를 넘어 실생활과도 관련돼 있다는 인식을 퍼뜨리는 것을 꼽았다.IT기기가 어떻고 애플이 어떻다고 말하는 것은 범위가 너무 좁다는 것이다.
고령사회에 접어드는 국내 상황을 감안해 노인들을 위해 어떤 UI가이드라인이 필요한가, 지하철같은 공간에서 외국인관광객들을 위한 안내판 UI는 어떤 기준을 요구할까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국가차원에서 이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전문가와 산업계 의견도 수렴해서 기준을 제시해줘야 합니다. UPA코리아가 그런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어야 겠죠.
현재 미국에 본부를 둔 UPA는 영국, 중국 등 전세계 주요국가를 통틀어 50여곳에 지부를 세웠으며 대외 활동으로 사용성에 초점을 맞춘 정보교류 행사 '유저빌리티 데이'나 웹컨퍼런스 등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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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부가 들어선지는 한 달도 안 됐지만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다. 최 대표는 UPA코리아가 향후 전문인력 양성과 산업 기반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일반인들을 위한 인식 제고와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마련하고 해외 활동 거점을 만들 예정이다. 향후 인터넷 서비스와 SW업체 등 회원사 기반도 다양화하고 전문 학회 네트워크도 확보한다는 목표다.
UX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나 좀더 대중적인 축제 성격을 띤 행사 등을 진행해 UX를 알릴 겁니다. 한국지부 세우기 전에 한 정부기관에서 UX전문가를 찾는다는 제안도 받았는데, 이제 협회를 통해 공식 대화 채널도 만들어야죠. 향후 국내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 등을 포괄하는 UPA아시아 규모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외 네트워크도 다져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