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미국에선 어떤일이?

일반입력 :2010/12/06 09:00    수정: 2010/12/06 11:30

정현정 기자

스마트TV가 방송·통신·제조·인터넷업계를 포함한 미디어 시장의 생태계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해외 사례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졌다.

업계에서는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MS)가 3파전을 벌이며 스마트TV 논의가 가장 활발한 미국 시장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다.

미국 스마트TV 시장을 요약하면 3스크린(3-Screen) 주도권 경쟁이다. 여기에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도 참여해 경쟁 구도를 형성 중이다. 

3스크린은 동일한 콘텐츠를 휴대폰 등 모바일 기기와 PC, TV 등에서 언제 어디서나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넓게는 유무선 통신과 방송 플랫폼의 융합을 통한 미디어 서비스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구글, 지상파 견제 "쉽지 않네"

구글은 지난 10월 소니, 인텔 등과 협력해 협력해 구글TV를 선보였다. 구글TV에서는 기존의 TV 프로그램뿐 아니라 온라인 콘텐츠, 트위터 등 애플리케이션, 구글어스, 유튜브 등의 전통적 구글 서비스도 함께 제공된다.

구글TV 프로젝트는 검색엔진과 브라우저 등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는 PC영역,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넥서스원을 통한 모바일 영역에 이어, TV도 구글의 영향력 아래 두고자 하는 3스크린 전략의 하나다.

하지만 이 같은 구글의 전략은 ABC, CBS, NBC 등 미국의 거대 지상파방송사가 구글TV에서 자사 웹사이트에 있는 TV프로그램을 차단하면서 애로를 겪고 있다.

스마트TV의 등장과 함께 미디어 시장이 플랫폼에서 콘텐츠 경쟁으로,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진화하고 있고, 여기에 불안감을 느낀 지상파가 콘텐츠 영향력을 바탕으로 견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의 새 패러다임에서 지상파가 자칫 플랫폼 사업자에서 콘텐츠 제작사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결과다. 이 같은 지상파의 견제는 구글TV가 큰 주목을 받았음에도 소니가 지난달 말 출시 한 달 만에 구글TV를 최대 200달러가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 잘 대변하고 있다.

■애플·OTT진영, 인터넷 VOD 타깃

애플 역시 일명 '맥'으로 불리는 매킨토시와 아이폰 그리고 애플TV를 잇는 3스크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9월 셋톱박스 기반의 99달러짜리 애플TV를 선보였다. 인기영화와 주요 TV프로그램을 유료로 빌려볼 수 있는 콘텐츠 대여방식의 모델이다.

폭스와 ABC 등의 TV프로그램은 방송이 끝난 뒤 99센트에 이용할 수 있으며, 개봉 영화는 4.99달러에 서비스 된다. 넷플릭스나 유튜브의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다.

IPTV와 인터넷TV의 중간에 있는 OTT 서비스는 스마트TV의 또 다른 진영이다. OTT란 셋톱박스 등의 단말기를 통해 TV에서 인터넷 동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대표적 업체로는 넷플릭스와 훌루 등이 꼽힌다.

인터넷으로 영화를 VOD로 제공하던 넷플릭스는 최근 게임 콘솔 등과 제휴해 TV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넷플릭스는 MS의 X박스360을 통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으로 ABC, NBC, 폭스 등의 TV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던 훌루는 지난 6월 PC는 물론 모바일 기기, 비디오 게임 콘솔, 텔레비전 등의 기기에서 추가적인 TV프로그램들을 볼 수 있는 유료 서비스인 훌루 플러스를 런칭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서비스는 방송콘텐츠를 단순히 PC에서 TV로 옮겨왔다는 점에서, IPTV와 큰 차별성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 스마트TV로 불리기에는 2%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후발주자 MS, '추격중'

MS는 새로운 TV 플랫폼에 먼저 진출한 애플과 구글에 맞서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MS는 애플과 구글에 앞서 미디어센터 PC와 X박스를 TV와 연계해 홈네트워크 시장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 왔었다는 점에서는 선발주자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MS의 스마트TV 전략은 이 연장선상에 있다. 이용자 학습경험이 높은 윈도와 X박스 그리고 모바일 기기에서는 윈도폰7 시리즈로 3스크린 전략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MS가 넷플릭스에 맞서 독자적인 스트리밍TV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이 관측되기도 했다. MS가 X박스, 윈도폰7에서 스트리밍TV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일부 방송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가 비디오 게임 콘솔 X박스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면 TV를 보기위해 별도의 셋톱박스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PC와 다름 없는 X박스를 통해 PVR(개인용 비디오 녹화기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하지만 MS의 최대 강점은 독점적 시장점유율로 윈도의 학습경험이 높은 이용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과 워드·파워포인트·엑셀 등 오피스 프로그램을 다양한 기기에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관련기사

미국에서 구글·애플·MS 등이 격전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스마트TV 시장에서 누구의 우위를 점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어느 사업자 모두 스마트TV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럼에도 스마트TV를 둘러싼 경쟁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국내에서 삼성전자·LG전자·NHN·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이 물밑 경쟁하며 이들을 지켜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