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이어 TV에서도 ‘스마트’ 바람이 거세다. 구글TV, 애플TV가 몰고온 스마트TV 바람에 국내서는 삼성전자, LG전자가 동참했다.
이런 가운데 포털 업계 역시 바쁘게 돌아가는 추세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이미 포털 업체들을 스마트TV 수혜주로 분류했다.
포털 입장에서는 기존 콘텐츠의 스마트TV 제공을 준비하는가하면, N스크린 전략에 맞는 광고 시장 동태도 살피는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정책적 진척 상황을 지켜보는 동시에 신규 플랫폼 대응이 늦지 말아야 한다는 위기감으로 바짝 신경이 곤두섰다.
실제로 대부분의 포털사업자들은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내부에서 스마트TV에 대한 대응을 준비 중이다. N스크린 전략, 원 소스 멀티 디바이스 등을 내세우며 누구보다도 빠르게 신규 플랫폼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포털들 입장에서도 물음표는 존재한다. 아직까지는 제조사, 통신사 간의 망중립성 이슈, 네트워크 사용료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만큼 대응 수위에 대해 고심 중인 모양새다.
■적극적인 NHN “예의 주시 중”
스마트TV와 관련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NHN이다. 지난 9월 발족한 스마트TV산업협회의 회원사로 참석하는 가하면, 스마트TV 관련 포럼, 간담회 등의 단골손님(?)이다.
NHN은 스마트TV에 네이버 검색, 미투데이 등 TV 방송콘텐츠와 연동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존 웹 광고 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TV에서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양방향 광고, 타깃 광고 등에까지 영역을 넓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NHN 원윤식 팀장은 “웹과 TV의 결합으로 다양한 서비스 잠재력이 꽃필 것”이라면서도 “다만 아직은 초기 단계고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스마트TV라고 해서 현재의 웹과 완전히 다른 환경이 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현재의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가다 보면 스마트TV와 자연스럽게 결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HN은 당초 내부에서 스마트TV 태스크포스(TF)가 운영 중이라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IPTV 서비스 운영 담당팀에서 스마트TV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 중이다.
■SK컴즈, TV에서 싸이월드를?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은 향후 TV 디바이스의 발전을 염두에 두고 스마트TV가 상당히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SK컴즈는 스마트TV에 대해 3단계로 나눠 접근을 시도 중이다. 1단계 인포메이션(Information), 2단계 커뮤니티 앤 커뮤니케이션(Community & Communication), 3단계 퍼스널 엔터테인먼트(Personel entertainment)다. 현재는 1단계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담당 부서는 N-TF다.
SK컴즈의 스마트TV 대응은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제공 방식이 될 예정이다. 현재 싸이월드, C로그 등 기존 웹에서 경쟁력을 가졌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앱을 준비 중이다.
SK컴즈 관계자는 “앞으로 TV는 뷰잉(Viewing)으로만 발전하지 않고 정보제공과 더불어 커뮤니티 공간이나 개인 엔터테인먼트 디바이스 공간으로 발전될 것”이라며 “PC, 핸드 디바이스뿐만 아니라 TV라는 3스크린 연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KTH도 스마트TV에 ‘군침’
KTH는 콘텐츠 제공 측면에서 한 발 앞선 모습을 보였다. 이미 지난 8월부터 스마트TV에서 이용 가능한 영상 서비스 앱 ‘플레이(Playy)’를 선보인 것. 보유 중인 콘텐츠 유통 저작권을 바탕으로 스마트TV를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용 가능한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성스마트TV에서 이용 가능한 ‘플레이’는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별도의 상품 가입이 필요 없이 인터넷을 연결하기만 하면 간편하게 사용 가능하다.
KTH는 ‘플레이’를 향후 더 많은 기종의 스마트TV에 제공하고 스마트폰, PC 등의 다양한 플랫폼을 아우르는 컨버전스 영상 서비스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KTH 콘텐츠유통사업본부 구인영 PM은 “앞으로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핵심은 이용자가 한번 구매한 콘텐츠를 네트워크와 디바이스에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스마트TV 등 새로운 유통플랫폼을 국내 포털 중에서 가장 발 빠르게 준비함으로써 컨버전스 환경에서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역시 스마트TV 관련 행사에 참여 중이긴 하지만 눈에 띄게 적극 적인 모습은 아니다. 다음은 현재 내부 컨버전스 사업팀에서 스마트TV 관련 사항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TV에 대해 준비하고 있으나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대외비”라고 말을 아꼈다.
■매력적이긴 한데…눈치싸움 ‘치열’
다만 아직까지 스마트TV 앞에 걸림돌이 많은 것은 포털사업자들 입장에서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포털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현재 스마트TV는 여기저기서 시장 규모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는 있지만, 정작 콘텐츠 부족과 정책 부재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미 국내서도 스마트TV가 판매 중이지만 이용자들은 기존 IPTV와 다른 점을 인식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스마트TV를 둘러싼 통신사, 제조사, 콘텐츠 제공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의 상황이 복잡한 만큼 갈 길도 멀다. 정부는 오는 2012년까지, 늦어도 2013년까지 스마트TV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정비를 마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스마트TV에 대한 제대로 된 정의조차 없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요원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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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포털, 콘텐츠 제공사업자들 입장에서는 통신사들의 트래픽 요금조정도 부담되는 부분이다. 스마트TV에서는 대용량 트래픽을 잡아먹는 동영상 서비스가 주가 되는 만큼 인터넷 사업자들의 트래픽 사용료를 높여야 된다는 것이 통신사들의 입장이다.
지난 15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주관한 ‘국내 망 중립성 정책방향 세미나’에 참석한 NHN 류민호 팀장은 “통신사가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QoS로 인한 추가적 지불을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QoS 서비스를 제공했을 때 트래픽 제어수단을 오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