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기에 '자연' 담는다

일반입력 :2010/11/18 17:46    수정: 2010/11/19 14:54

남혜현 기자

차갑고 날카로운 이미지를 주는 디지털 기기에도 '자연'바람이 불고 있다. 노트북, 카메라, 오디오 등 기술적인 느낌이 강했던 제품들의 외관 디자인에 나뭇잎이나 튤립, 대나무 같은 자연물 형상이 덧입혀지고 있는 것.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용자들이 편안하고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자연물을 제품 디자인 요소로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사양이나 기술력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던 시대를 지나 차별화된 디자인이 제품 선택의 기준으로 떠오름에 따라 친환경 느낌이 강한 자연물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동진 청강문화산업대학 에코디자인학과 교수는 '에코(생태, 환경)'에 대한 논의가 전지구적 차원에서 언급되고 있지만 개인이 일반 생활에서 에코를 체험할 기회는 별로 없었다며 일상생활에서 에코 체험의 출발이 디지털 기기나 자동차같은 개인이 사용하고 향유하는 물건에 적용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는 환경이나 자연이 아끼고 절약하는 대상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감성적인 측면이 개입돼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레 자연을 인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메라에 이슬 맺혔네…삼성 NX100

최근 출시된 삼성 하이브리드 카메라 신제품 'NX100'은 기존 투박했던 제품 이미지를 탈피, 나뭇잎의 곡선 모양을 카메라 디자인에 담았다.

유선형을 이룬 카메라 상단 디자인은 나뭇잎의 곡선을, 셔터버튼은 그 위에 맺힌 이슬을 형상화 했다는 게 삼성전자측 설명이다.

해당 제품은 DSLR의 고화질을 유지하면서 두께와 무게를 40% 이상 줄여 장시간 사용해도 무리가 없도록 휴대성을 강화했다. 삼성 독자기술로 개발된 기능 조절 렌즈인 아이펑션(i-Function)렌즈를 탑재, 버튼으로 카메라 감도(ISO), 노출(EV), 화이트밸런스(WB) 등 설정값을 조작할 수 있다. 카메라 바디와 20~50밀리미터(mm) 줌렌즈로 구성된 기본 패키지의 출시가격은 79만9천원이다.

■발열 막는 '대나무 터치패드'…아수스 U33Jc

아수스도 지난해 선보여 호평을 받았던 대나무 노트북의 후속 모델 U33Jc를 선보였다. 노트북에서 사용자의 손목이 닿는 부분인 팜레스트를 대나무로 만들어 '자연'을 디자인과 소재 모두에 고루 심었다.

두께도 대나무처럼 얇아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다크 브라운 컬러에 대나무의 유려한 느낌을 담으려 했다는 것.

해당제품은 대나무를 사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20% 절감한 친환경 노트북. 여기에 아수스 독자 전력절감 기술인 슈퍼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했으며 원하는 경우에만 외장 GPU를 사용하도록 하는 엔비디아 옵티머스 기술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전력 소모량을 줄이고 배터리 사용시간을 늘렸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인텔 코어 i5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310M 그래픽카드를 탑재했다. 기존 USB 2.0가 비교해 데이터 전송속도가 10배 빠르다고 알려진 USB 3.0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 가격은 130만원 대.

■튤립으로 태어났다…뱅앤올룹슨 '베오랩 11'

덴마크 홈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뱅앤올룹슨이 선보인 '베오랩11(BeoLab11)'은 튤립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최초 벽걸이 기능 서브우퍼 스피커다.

일반적으로 투박한 직사각형 형태를 띄고 있는 서브우퍼 스피커들과 달리 베오랩11의 디자인은 매끄러운 알루미늄 외장재를 사용해 곡선의 우아함을 살린 '튤립'형태로 디자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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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은 고정관념을 파괴했지만 성능은 뱅앤올룹슨의 강점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특히 일반 스피커가 모두 구현하지 못하는 초저음부를 최대한으로 끌어내 풍부한 소리 재생에 탁월하다는 평이다. 가격은 290만원.

뱅앤올룹슨 관계자는 예술적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기능까지 갖춘 제품으로 그동안 집안 한구석이나 소파 뒤쪽에 숨어있던 스피커의 개념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