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 마침내 애플 아이튠스 입성

일반입력 :2010/11/17 08:37    수정: 2010/11/17 15:25

남혜현 기자

'20세기 최고의 밴드' 비틀즈가 남긴 음악들이 마침내 애플 아이튠스의 품에 안겼다. '디지털 음악 왕국'을 꿈꾸는 애플로선 비틀즈의 아이튠스 입성이 '절대 잊을 수 없는 일'로 기록될 듯 하다.

애플은 16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튠스에서 비틀즈의 음원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미국 씨넷에 따르면 비틀즈의 디지털 음원은 내년 특정 시기까지 아이튠스에서 독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비틀즈의 전체 디지털 앨범 가격이 149달러, 개별 앨범 가격은 12.99달러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패스트 매스터스' 같은 특별 앨범의 경우 19.99달러에 제공된다. 아이튠스에서 판매되는 비틀즈의 음악은 총 13개 오리지널과 특별 앨범 등으로 구성됐다. 개별 앨범은 가사, 사진과 앨범 자켓을 포함한 패키지로 판매된다.

씨넷은 이번 비틀즈의 아이튠스 입성을 두고 '스티브 잡스 애플 CEO의 개인적인 승리'라고도 일컬었다. 비틀즈는 잡스 CEO가 세운 온라인 음악 제국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멤버라는 것. 그만큼 비틀즈가 아이튠스에 합류하기를 바랐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애플은 수년간 비틀즈의 판권을 얻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와 관련 스티브 잡스 CEO는 "우리는 비틀즈를 사랑하고 존경한다"면서 "감격스러운 마음으로 비틀즈가 아이튠스에 온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튠스가 비틀즈를 맞이 하기 위해서 길고 험난한 시기를 지나야 했다"면서 "(합류 결정을 한) 비틀즈와 EMI에 감사하며 10년전 아이튠스를 론칭했을 때 꾸었던 꿈이 지금에서야 현실화 됐다"도 덧붙였다.

무엇보다 애플의 오랜 숙원이었던 비틀즈 음원의 아이튠스 입성이 현실화되면서 음반산업의 디지털화가 더 욱 힘을 받을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디지털화'를 반대해 왔기 때문에 불법 복제가 성행했다는 지적도 있어왔다. 비틀즈의 오래된 팬이라면 CD를 샀거나 파일을 디지털로 변환, 불법으로 공유해오기도 했다는 것. 따라서 디지털화를 통한 공식 판매가 이런 불법 복제를 방지할 것이란 설명이다.

가디언은 "아이튠스가 론칭된 후 지난 10년 동안 비틀즈의 부재가 가장 도드라졌다"면서 "비틀즈가 현제 세대의 기술을 언제 끌어안을지를 두고 수없이 많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비틀즈의 멤버인 링고 스타 역시 "더 이상 언제쯤 아이튠스에서 비틀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듣지 않게 돼 기쁘다"면서 "원한다면 리버풀에서부터 지금까지의 비틀즈의 모든 음악을 당장이라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다만 씨넷은 "비틀즈는 잊어라"라는 타이틀로 아직까지 디지털화에 합류하지 않은 유명 가수들이 많다는 것을 지적했다. 아이튠스가 성공하려면 온라인 음원사업이 전체 음악 시장을 죽일 것이란 우려를 불식시킬 만한 행동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씨넷은 "아이튠스가 상징하는 디지털화에 반대하는 가수들이 아직 많다"면서 "콘트리 음악 가수 가스 브룩스나 호주 밴드 AC/DC, 키드락 등 유명 가수들은 아이튠스가 음반산업의 몰락을 가져 올 것이라 걱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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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틀즈의 멤버들과 유족들은 이번 결정에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폴 맥카트니는 "비틀즈의 음악을 아이튠스에서 들을 수 있게 돼 정말로 기쁘다"면서 "레코드판으로 냈던 우리 노래가 디지털 세계에서도 이전처럼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환상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