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ACC]한국판 블랙베리 반격 시나리오

일반입력 :2010/11/16 17:36    수정: 2010/11/16 17:42

김태정 기자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 림)에 대한 국내 평가는 냉담한 편이다. 한 마디로 이름값을 못했다. 블랙베리 시리즈를 미국서 4천만대 이상 판매한 공룡 림에게는 뼈아픈 현실이다.

약 2년에 가까이 국내서 기록한 블랙베리 누적 판매량은 7만여대 정도. 밀리언셀러를 만든 애플이나 삼성전자와는 비교가 힘들다.

그래서일까. 림의 끈질긴 한국 공략은 분명 흥미로운 이슈다. 한국서 성공기를 쓰겠다는 자신감에는 어떤 근거를 가졌는지 호기심이 커졌다. 혹자는 무조건 덤벼보자는 무모함이라 치부한다. 과연 림은 한국인들의 지갑을 열 것인가.

16일 메가뉴스 지디넷코리아가 개최한 ‘제4회 ACC-스마트 모바일 오피스를 위한 비즈니스 &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샌 모이 아태지역 본부장을 만났다. 그는 림의 한국내 사업 변화를 예고했다.

한국서 블랙베리가 영 힘을 못 낸다. 이유를 분석한다면?

한국 시장은 참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은 기업에서 시작해 개인으로 퍼지는데 한국은 반대다. 기업용 모바일오피스 공략에 초점을 맞춰 온 우리 입장에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시장에 맞춘 최적화도 부족하다. 아직 한국서 블랙베리는 일부 얼리어답터들이 주로 쓰며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다. 밖에서는 우리의 대응이 느릿해 보일 것이다.

공감한다. 림은 한국 공략 중요성을 외치면서도 대응은 느려보인다.

한국서 스마트폰 성장세가 빠른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현재 비율은 전체 인구의 10% 수준이다. 내년에 성장해도 약 20% 정도로 예상된다. 크다면 크지만 아직 성급하게 다가설 필요성은 적다.

림 입장에서 한국은 스마트폰 신흥시장이다. 장기적 전략으로 기업고객 대상 마케팅에 힘을 쓸 시점이다.

장기 전략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한국법인이 최종 설립 단계에 들어섰다. 이르면 내년 1월 사무소가 아닌 법인으로 한국 공략을 시작할 것이다. 최근에는 한국법인서 일할 엔지니어, 마케터 등을 뽑느라 바쁘다. 이제까지 홍콩의 아태본부서 관장한 서비스보다 더 심층적으로 고객에게 다가설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SK텔레콤 등 한국내 파트너 전략에 참여하고 고객사들을 만나느라 한국을 자주 찾는 편이다.

림의 텃밭인 모바일오피스 시장에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거세게 진입했다. 림의 지분을 적잖이 뺏었다.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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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들은 이메일, 주소록통합, 분실시 원격 삭제 등 몇 가지 기능을 제공하지만 우리처럼 모바일오피스 토탈서비스 수준에는 못 미친다. 그들의 분석은 다를지 모르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그렇다.

우리에게 스마트폰은 데스크탑PC와 같다. 단순히 스마트폰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업 모바일오피스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장치 등을 모두 지원한다. 일부 서비스는 마케팅 강화 측면에서 무료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