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회의, IT 거물 총출동…“새 판 짠다”

일반입력 :2010/11/11 09:01    수정: 2010/11/11 11:22

김태정 기자

세계 IT 산업을 이끄는 거물들이 서울 G20 정상회의에 대거 집결했다. 새로운 파트너십이 탄생하는 한편, 라이벌 CEO들이 한 자리에 앉는 등 흥행 포인트가 넘쳐난다.

중심은 지난 10일부터 서울 광진구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서 진행 중인 ‘비즈니스 서밋’이지만 CEO들이 별도로 서로 간 미팅을 줄줄이 잡았다. 글로벌 파트너십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된 이유다.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글로벌 리딩 기업 총수들이 집행위에 신고한 미팅 건수만 총 72건이며, 비공식모임까지 합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G20 회원국은 의장국인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일본,영국,프랑스,캐나다,인도,중국,독일,러시아,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멕시코,브라질,사우디아라비아,아르헨티나,오스트레일리아,이탈리아,인도네시아,터키 등이다.

■“회장님도 참석”…삼성 수장들 바쁘다

우선, 이건희 삼성 회장이 11일 개막총회에 직접 참석했다. 이후 이 회장은 연말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되도록 폭 넓게 하고 싶다. 승진할 사람은 해야할 것이라고 답했다.

당초 이 회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서 오는 12일 개막하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해야 하는 등 바쁜 일정 때문에 참석이 어려웠지만 G20 정상회의가 국가 대사임을 감안해 지원에 나섰다는 것이 삼성 측 설명이다.

이 회장이 참석 못하는 각종 미팅은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신 자리해 세계 CEO들과 경제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10일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의 창업자 짐 발실리 CEO와 만나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남은 행사기간에 삼성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한 신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반도체 기술 등을 홍보할 계획이다.

최치훈 삼성SDI 사장도 10일 울산서 SB리모티브 공장 준공식에 프란츠 페렌바흐 보쉬그룹 회장과 참석, 전기차 배터리 대량 양산 시대를 선언하는 등 삼성의 G20 행보에 동참했다.

삼성은 이번 정상회의장과 숙소에 삼성전자 3D TV를 제공하는 한편, 전략 태블릿PC ‘갤럭시탭’ 수백대도 정상들에게 선보이기로 하는 등 적극적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KT-SKT, 해외 파트너 영입 경쟁

통신업계서는 이석채 KT 회장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뉴스메이커다. 전략적인 해외 파트너십 강화에 나섰다.

이석채 회장은 10일 왕 지엔저우 차이나모바일 회장과 만나 글로벌 공동 공략을 위한 전략 협정서(SCFA)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KT는 중국 최대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과 한중 와이파이 로밍, 차세대 스마트폰, 그린 IT 등에서 공동 사업기회를 발굴할 계획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오는 12일 짐 발실리 RIM CEO와 만나 스마트폰 시장서의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림의 대표 스마트폰 블랙베리 시리즈를 국내에 전진배치, 지분을 키우려고 노력해왔다. 림이 한국서 신제품 행사를 열면 SK텔레콤 임원들이 참석하는 등 관계가 돈독하다.

모바일 오피스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정 사장이기에 기업용 스마트폰 시대를 연 발실리 CEO와 만나 나눌 얘기는 업계 전체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블랙베리의 부진한 국내 성적을 놓고 발실리 CEO가 정 사장에게 새로운 협력을 요청할 가능성도 보인다.

이와 함께 두 회사 모두 애플 아이폰에 대항 중이라는 공통점도 가진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림은 아이폰에 밀려 텃밭인 북미서 점유율이 떨어지는 등 고민이 큰 상황이다.

■퀄컴-시스코 “한국 투자 확 늘려”

해외 IT 스타들로는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 윔 엘프링크 시스코시스템즈 부회장 등에 관심이 쏠렸다. 한국에 대한 대대적 투자를 약속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제이콥스 회장은 10일 서울 역삼동 한국퀄컴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 벤처 투자에 가속도를 낼 것임을 약속했다.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한국서 얻으면서 투자가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아 온 그다.

그는 “이번 방한 기간에 투자협의를 위해 한국 업체를 접촉할 것”이라며 “한국연구개발센터에 10명의 박사급 인력을 채용해 차세대 기술개발이 한창이다”라고 설명했다.

퀄컴은 한국연구개발센터에서 한국어로 된 메뉴와 가격표를 영어로 변환하고 주변 소리를 분석해 현재 장소를 알려주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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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링크 시스코 부회장은 인천 송도 스마트시티 투자를 구체화할 전망이다. 최근 시스코는 존 체임버스 회장이 방한, 송도에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었다.

시스코가 한국에 투자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그는 녹색 기술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서울서 열린 ‘저탄소 도시개발 프로그램(CUD)’에 참석하는 등 한국과 인연이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