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네트워크 업체들은 너도나도 통신사용 서비스 라우터(SR)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이후 시장은 시스코시스템즈와 주니퍼네트웍스, 알카텔-루슨트 3파전 구도로 정리됐다. 시스코가 다소 앞서 있지만 글로벌 경쟁 상황은 백중세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외신은 알카텔-루슨트 7750SR 시리즈를 시스코에 대적할 강력한 경쟁자로 꼽았다. 7750SR시리즈는 올해 1분기까지 4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세계 30개 통신사업자에서 도입했다. 유럽은 점유율 30%로 시스코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시스코와 주니퍼가 강세다. 알카텔-루슨트가 한국시장에 SR시리즈를 소개한 게 타사보다 조금 늦었던 탓이다. 하지만 최근 통신사업자의 라우터 장비 교체시기가 다가오면서 알카텔-루슨트도 기회를 맞았다.장재형 한국알카텔-루슨트 IP솔루션부문 전무는 “통신사업자들은 복잡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용자가 느끼는 서비스 경험도 만족시켜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이제 통신서비스는 품질관리(QoS)를 넘어 사용자경험(QoE)이 중요해졌다”라고 밝혔다.
또 “알카텔-루슨트는 서비스 라우터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도 안 돼 경쟁사를 긴장시킬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라며 “타이메트라 인수 후 동일한 구성원을 유지하면서 R&D와 업그레이드에서 지속성을 가진 것이 큰 이유”라고 덧붙였다.
알카텔-루슨트 측은 7750SR시리즈의 강점으로 작은 사이즈와 손쉬운 업그레이드를 내세운다. 크기는 일반 랙타입의 30%정도이며 전력소모, 발열 등이 적다는 설명이다. 장 전무는 “핵심칩을 자체 개발한다는 점과 대대적인 하드웨어 교체없이 SW만으로 간단히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통신사업자는 수익성 악화와 비용증가, 네트워크 통제력 상실 등으로 힘겨워 하는 모습이다. 서비스가 복잡해질수록 망구축비용은 증가하는데 이용대가는 점점 줄어든다. 인터넷으로 구글, 네이버 등 콘텐츠 사업자가 막대한 매출을 올리지만, 통신사업자는 이들과 콘텐츠 수익을 나눠 갖지 못한다.
힘들게 돈을 들여 길만 닦고 수입은 빼앗기는 상황이다. 네트워크 보유가 전부이던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네트워크 운영자에서 서비스 사업자로 변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통신사에서 나오는 이유다.
서비스 라우터란 기존 라우터에 IP 네트워크를 오가는 애플리케이션과 트래픽을 인지, 관리하는 기능을 더한 것이다. 네트워크 사용자의 이용패턴과 트래픽 속성을 인식해 통신사의 정보로 축적하게 해준다.
통신사는 이 기술을 통해 각 서비스마다 별도 장비를 구축하지 않고도 통합된 네트워크 인프라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방대한 트래픽 용량만 처리하면 그만이었던 라우터에 인공지능을 더한 셈이다.
때문에 서비스 라우터는 통신사의 고민을 해결하는 기초라고 장비업체측은 설명한다. 장재형 전무는 “서비스 라우터는 망 이용자의 성향을 인지하고 등급별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는 콘셉트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일단 통신사는 기업전용회선 사업에서 수익을 높일 수 있다. 돈을 더 지불할 의사가 있는 기업을 구분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장 전무는 “이용자의 트래픽 정보를 축적하기 때문에 밴드위스를 달리해 트래픽을 관리하고 망이용요금을 세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통신사의 네트워크 통제력 회복이란 가능성도 갖는다. 트래픽을 많이 사용하는 콘텐츠 업체는 망이용대가를 더 지불하고 더 높은 퀄리티를 보장받을 수 있다.
서비스 라우터는 모든 서비스를 IP에 기반하기 때문에 이동통신서비스로 확장을 용이하게 한다. 올IP기반 이동통신인 와이맥스·LTE 4G가 도입됐을 때 백본과 무선 백홀을 연결하는 접점이 되기 때문이다.
알카텔-루슨트는 IP기반 모바일 백홀기술인 PTS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SR에 모바일 라우터 카드만 장착하면 PTS와 이동통신망이 IP 하나로 손쉽게 연결되기 때문. 장비간 호환성이 중요한 IP장비에서 전체 IP솔루션을 토털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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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형 전무는 “SK텔레콤이 모바일 백홀 전국망 구축사업에 PTS를 선택한 것은 안정적인 트래픽 분산과 함께 네트워크 운영을 기존보다 지능적으로 하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게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전무는 이어 “전체 네트워크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분석기능을 제공하는 IP기술이야말로 차세대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