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갤럭시탭’이 국내 정식으로 소개됐다. 각종 언론매체는 말할 것도 없고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는 해외에서 이미 판매가 되고 있는 만큼 그리 새로울 것이 없었다. 이번 발표 행사의 관전포인트는 우리나라 이용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콘텐츠가 과연 무엇이냐에 집중됐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삼성전자는 갤럭시탭을 사고 싶도록 만드는 몇 가지 방아쇠를 준비했다.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의 말처럼 오랫동안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첫 번째가 팅크웨어의 아이나비3D 네비게이션이다. 20대 중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자가차량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갤럭시탭’은 합리적인 선택이 됐다. 40~50만원 대의 네비게이션을 구입하기보다는 SK텔레콤을 통해 약정을 걸고 보조금을 지원받아 매달 몇만원 가량의 돈을 내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비타에듀, 비상에듀 등 6개 교육사이트의 1천여개 인기 동영상을 무료로 볼 수 있는 ‘스마트에듀’다. 여기에 프라임 전자사전 기능이 더해졌다. 이는 10대 학생들이 부모에게 갤럭시탭을 사달라고 조를 수 있는 강력한 명분이 된다.
마지막으로 e북 서비스인 ‘리더스 허브’다. e북에 관심이 있지만 구매를 결정하지 않는 소비자들의 속내는 한가지로 압축된다. 비싼 돈을 들여 구입한다 하더라도 꾸준히 e북 콘텐츠를 공급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서다.
절대 강자가 없는 국내 e북 시장에서 ‘갤럭시탭’은 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만으로도 강한 신뢰를 주고 있다. 여기에 교보문고라는 국내 대표적인 도서유통업체가 가세했다. 꾸준히 사용할 e북을 원하는 이용자에게 ‘갤럭시탭’은 현 상황에서 가장 믿을만한 선택이 됐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볼 때 갤럭시탭은 애당초 국내 시장에서 경쟁상대로 애플의 ‘아이패드’를 염두에 두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보다는 연간 200만대 규모의 네비게이션 시장과 70만대 규모의 PMP 시장, 여기에 전도 유망한 e북 리더 시장에 대한 포석이 깔렸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실제로도 벌써 이러한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PMP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탭’ 출시에 대해 벌써부터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제품 가격은 훨씬 비싸지만 약정으로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는 접근성이 훨씬 좋은 ‘갤럭시탭’ 출시로 인해 PMP 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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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가장 많이 보급된 네비게이션 크기가 바로 갤럭시탭과 동일한 7인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인치의 아이패드는 전혀 두렵지 않지만 갤럭시탭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아이나비3D 지도를 제공한 팅크웨어는 제 무덤을 판 것일지도 모른다”는 다소 수위 높은 발언을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형성되지 않은 미디어 태블릿 시장을 개척하는 모험을 하기보다는 이미 탄탄히 자리잡고 있는 시장에서 일정 쉐어를 가져가는 안정적인 사업적 선택을 했다. 이것이 과연 국내 시장서 ‘갤럭시탭’의 흥행을 보증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적어도 삼성전자 다운 선택임에는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