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도 주민등록?···美서 첫 로봇인구 조사

카네기멜론대에만 547대

일반입력 :2010/10/18 18:10    수정: 2010/10/19 08:39

이재구 기자

“새로운 모델, 구형 모델, 대부분 카네기멜론대(CMU)에 거주하는(reside) 새로운 모델과 구형모델의 로봇 숫자를 알려 주세요. 美연방연구소, 또는 로봇군(군사용)에 포함된 로봇은 제외시켜 주세요. 2010년 9월 8일 현재 가정이나 감옥 및 억류시설에서 일하는 로봇도 포함시키지 말아 주세요. 가정에서 간호용으로, 기지 등에서 군사용으로 사용되다가 카네기멜런대(CMU)로 되돌려진 로봇도 적지 말아 주세요.

말도 많고 요구사항도 많다. 무엇일까? 인류 최초의 로봇인구센서스(총조사) 설문서의 맨처음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설문서는 ‘인간과 친근하고 사귈 만한 로봇을 포함시킨다'는 조사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씨넷은 16일(현지시간) 카네기멜론대(CMU)의 박사과정 학생이 최근 실시해 화제가 되고 있는 세계 최초의 로봇인구센서스(총조사) 내용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美로봇연구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카네기멜론대(CMU)에만 무려 547대의 로봇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것도 인간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사귈 만한' 로봇의 수에만 국한된 숫자다.

이 설문조사는 이제 전세계를 대상으로 확대, 실시되고 있으며 추후 내용이 밝혀질 전망이다.

■인류최초의 로봇인구센서스

지난 달 8일 카네기멜론대의 모든 로봇을 가지고 있을 만한 사람들에게는 한통의 이메일이 발송됐다.

이 로봇인구조사는 CMU로보틱스연구소의 히더 나이트라는 박사 1년차 학생이 교내에 있는 로봇들을 대상으로 한 로봇인구조사를 벌이기로 마음 먹으면서 시작됐다.

이 로봇인구센서스 내용에는 ▲로봇형태의 번호 ▲복제된 로봇의 수 ▲로봇의 이름 ▲만들어진 해(구상연도, 탄생연도) ▲강의실,사무실,연구소 시설 등에서 어떤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묻는 내용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학에는 안내로봇인 떵 라쁠뢰(Tank LaFleur·꽃탱크)를 포함, 547대의 로봇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히더 나이트의 로봇인구센서스 설문의 최대 특징은 이 조사가 ‘인간과 친근하게 사귈 수 있을 정도의 로봇들’로 한정된다는 점이다.

그녀는 “우리가 여기서 전문가로 있으면서 우리는 또한 로봇을 위해 존재하기도 한다”며 “카네기멜런대가 거칠고 괴짜인 로봇을 위한 로봇의 중심이 되고 있지만 정확하게 그들이 얼마나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히더 나이트는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센서스 밖에 없다“고 조사취지를 설명했다.

센서스의 결과는 미연방정부의 로봇관련 교육프로그램, 법실시 및 고속도로를 위한 자원지금 할당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착한 로봇만 등록하세요

분명한 것은 이 조사가 미친듯이 달리는 많은 미친 로봇들에 대해서도 말해 주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적어도 카네기멜론로봇센서스2010에서는 우리에게 마지막 사항에 대해 말해 줄 수 있다.

지난 2008년 무인로봇대회인 다르(DARPA)그랜드챌린지 우승자인 보스,그리고 커다란 구슬처럼 생긴 빙빙도는 눈으로 사람들을 쳐다보는 예술로봇 옵토-아이소레이터도 이 로봇인구조사에 포함됐다. 카네기 멜론대 로보틱스연구소 박사과정의 나이트라는 여성은 소설과 영화에서 등장한 수많은 인간에게 해악을 끼친 로봇을 머리에 떠올린 듯 싶다.

실제로 인류최초의 로봇소설인 카렐 차펙의 로섬의유니버설로봇(R.U.R), 아시모프의 아이로봇, 스탠리 큐브릭감독의 영화 2001스페이스오딧세이 등을 보면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키거나 해악을 끼치는 로봇이 등장한다.

전세계로 로봇인구센서스를 확대하다

나이트와 친구인 크리스 베커 디자이너는 이 센서스를 전세계로 확대해 가고 있다.

이들의 센서스 설문은 등록하려는 로봇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가동 상황은 어떤지, 주로 사용하는 센서는 무엇인지, 자유로운 로봇인지 등을 포함한 특성, 심지어 그들의 성별까지 포함하는 온라인 로봇인구센서스 등록형식(PDF)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로봇, 즉 자동차로봇인 내브랩은 ‘방향을 물어볼 필요가 없기에’ 남성으로 등록됐다.

나이트는 이후 로보틱연구소 내 조사결과를 이메일로 배포했고 곧 뉴욕에서 열린 메이커페어(Maker Faire)전시회에서 135대의 교외 로봇을 추가로 등록했다.

그녀는 이제 로봇이 얼마나 보급되어 있는지를 알기 위한 보다 자세한 조사차원에서 나이트는 전세계의 모든 로봇을 이 프로젝트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여기에는 물론 서비스, 취미,연구,엔터테인먼트,의료,교육용 등 우리의 로봇화되고 있는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로봇이 망라된다.

나이트는 “나는 매일 친근하게 지낼 수 있는 로봇들을 여기에 포함시키기 위해 이 데이터를 이용해 우리와 기술간의 관련성을 이해하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길을 놓으며, 로보틱스의 범위를 재정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나이트는 또한 “이것은 친근한 로봇들의 혁명을 위한 PR캠페인”이라고 선언했다.

그녀는 전세계의 로봇소유자가 카네기멜론대 로보틱스연구소의 이 로봇인구센서스조사에 응해 로봇을 등록해 주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