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코리아가 아이폰 AS(사후서비스) 관련 국정감사에 사장이 아닌 홍보담당 부장을 보냈다. 의원들이 해당 '부장'을 임원급인 '본부장'으로 잘못 알고 세우는 촌극이 벌어졌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는 아이폰 AS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의원들은 국감전부터 아이폰 AS에 대한 이용자 불만이 크다며 벼르는 모습이었다.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 이범래 의원, 민주당 조영택 의원 등은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아이폰AS가 이용자를 무시했다고 줄지어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애플 AS가 복잡한 것이 사실이어서 앞으로 구체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정도로 답했고, 구체적 개선책은 내놓지 않았다.
그러자 의원들이 애플과 KT 측 증인들에게 마이크를 넘기면서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우선, 박정훈 애플코리아 홍보부장이 소개를 하자 의원들은 크게 동요했다. 앤드류 서지웍 애플코리아 사장이 나오는줄 알았기 때문이다.
이는 증인명단 전달이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는 이날 증인으로 '서지웍 사장'이 아니라 '박정훈 본부장'을 채택했다고 미리 공지했었다.
더 잘못된 부분은 애플코리아에서 박정훈이란 인사는 임원급 '본부장'이 아니라 '부장'이라는 것, 정무위가 직급을 잘못 알아 부장급 인사를 국감에 세웠다는 설명이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과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 등은 "홍보담당 부장이 아닌 모든 것을 아는 사장이 와야 국감을 진행할 수 있다"며 "진짜 본부장이 아니라 부장이 맞느냐"고 재차 확인했다.
이에 대해 박정훈 부장은 "제 직급은 본부장이 아니라 분명 부장이다"라며 "왜 제가 본부장으로 표기됐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후 국감은 잠시 지연됐고, 의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이폰 AS 문제를 제대로 꼬집겠다고 별러왔지만 할말이 없어졌다.
결국 한나라당 간사인 이사철 의원이 "오는 21일 공정위 종합감사에서 서지웍 사장을 불러 제대로 물어보자"며 "박정훈 부장은 그만 돌아가시라"고 말해 다음 안건으로 넘어갔다.
박 부장과 함께 증인으로 참석한 나석균 KT 개인사업부문장도 본인 소개만하고 돌아가야 했다. 서지웍 사장이 오면 함께 질의하겠다는 것이 의원들의 뜻이었다.
당초 KT는 나 본부장이 애플이 AS 정책을 상당히 개선했음을 국감서 제대로 설명하겠다고 밝혀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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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대를 모았던 '아이폰 AS 국감' 1막은 허무하게 끝났고, 21일 종합감사도 속 빈 강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지웍 사장은 지난해 국감에 이어 올해도 회사 일정을 이유로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