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책임자(CEO)가 모바일사업부의 부진으로 보너스를 절반밖에 받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는 발머 기본급의 100%에 해당하는 거액이지만 그가 받을 수 있는 보너스 상한선인 ‘기본급의 200%’과 비교하면 반토막에 그친 것이다.
씨넷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MS보고서를 인용, 발머가 2010회계연도(2009년 7월~2010년 6월)에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보너스의 절반인 67만달러(75억여원)를 받는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발머가 그리 나쁜 성적을 낸 것은 아니었다. 그는 지난 회계년도에 윈도 및 오피스 신제품 출시, 클라우드 컴퓨팅,게임 사업 등을 잘 이끌어 매출액을 전년대비 7% 늘린 625억달러로 올린 바 있다. 그의 반토막 보너스가 화제가 되는 이유다.
스티브 발머의 반토막 보너스를 가져온 원인을 되짚어가 보면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 나온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2가지 굵직한 아이템으로 MS를 괴롭혔다. 결국 발머의 반토막 보너스를 가져오는데 최대 외부요인은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애플이었던 셈이다.
■괜찮은 경영성적이었지만 모바일은 부진
발머가 이처럼 수모를 당한 이유는 모바일사업부에서의 경쟁력 부진이 이사회로부터 평가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MS이사회는 그가 올해 보너스를 받을 만 하다면서 ▲241억달러의 회사 영업익 ▲발머의 비용 운영능력 ▲ 윈도7,오피스2010, 빙 등을 포함한 수많은 제품의 성공적 출시 등을 인용하며 이를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동시에 최근 수개월 간의 발머의 경영에 대해서도 인용했다.
이사회는 여기서 ▲킨폰의 실패 ▲모바일사업부의 모바일OS 시장 점유율 상실 ▲회사가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를 이용하는 기술혁신을 추구할 필요성 등이 그의 보너스 보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용했다.
씨넷은 비록 MS는 따라잡지 못한 ‘새로운 폼팩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태블릿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태블릿 실패도 한몫
결국 발머는 휴대폰사업과 함께 이사회가 언급한 ‘새로운 폼팩터'를 이용하기 위한 기술혁신을 추구할 필요성’ 이슈에 밀려 67만달러(75억여원)을 더 받지 못한 셈이 됐다. 실제로 발머는 여러 가지 윈도기반의 태블릿을 지난 1월 라스베이거스 가전쇼(CES)에서 선보였는데 이분야에서 엄청난 몫을 챙긴 것은 애플이었다.
MS는 지난 수년간 태블릿의 이점을 확보하기 위해 애써왔지만 시장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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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가 보아온 회사의 많은 이슈(날로 가라앉는 모바일사업)는 올연말 윈도폰7과 함께 표면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새 윈도7 기반의 태블릿이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태블릿과 스마트폰은 잠복해 있는 도처의 경쟁자들과 함께 시장에 진입해 MS를 괴롭힐 것이다.
씨넷은 이러한 상황에서 MS가 가까운 시일내에 이들의 도전을 극복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물론 2011회계년도에 발머의 MS가 더좋은 실적을 낼지는 더 두고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