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색다른 포털 '파란'의 행보

일반입력 :2010/09/07 16:56    수정: 2010/09/07 19:06

이설영 기자

포털 '파란'은 포털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업 영역이 매우 독특하다. 네이버나 다음, 네이트 같은 포털의 경우 기본적으로 '검색'이라는 대표 서비스를 중심으로 곁가지를 뻗어나가는 모습이지만 어쩐지 파란은 검색에는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파란을 운영 중인 KTH는 최근 스마트폰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잇따라 내놨다. '푸딩카메라' '아임인' 등이 대표적이다.

푸딩카메라는 7가지 마케라와 8가지 필름을 자유롭게 조합해 아이폰만으로 다양한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아임인은 현재 있는 곳에 발도장을 남기고,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위치기반서비스(LBS)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포털사업자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가 되고 있지만 KTH의 경우 기존 사업과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KTH 로컬에코팀 전성훈 팀장은 다른 포털의 경우 기존 유선에서 하던 서비스를 무선으로 전이시키는 데에 목적이 있다면서 파란의 경우 기존 자산에 얽매이지 않고 시작을 '모바일'에 두고 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팀장의 말대로 포털로서 파란은 이미 주류 사업자에는 속하지 못할 정도로 점유율이 낮은 형편이다. 검색을 중심으로 한 포털 시장에서 냉정히 말해 파란은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난 상황이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 생각해 보면 모바일로 재편되고 있는 인터넷 시장에서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지난 해부터는 내부조직도 완전히 바뀌었다. 과장급·차장급이 개별 서비스를 프로젝트로 이끌면서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력도 적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하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전직원이 워크숍을 갖고 기존에 다소 움츠러있던 내부 분위기를 재정비하기도 했다.

푸딩카메라의 경우 이런 환경에서 걷어 올린 가장 큰 수확이다. 푸딩카메라의 경우 해외 11개국에서 해당 카테고리 1위 애플리케이션에 등극했으며, 미국 지역에서도 4등을 기록했다. 출시 2개월이 넘었지만 한국 지역 앱스토어에서는 현재도 상위인 4위에 랭크됐다.

전성훈 팀장은 과거 '하이텔'이 인터넷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성장하지 못한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간단히 말하면 기존 고객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인데, 당시 인터넷과 같은 큰 기회가 '모바일'이라는 것을 통해 다시 왔다고 생각하고 이 시기를 잘 이용해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바일과 관련한 최근 KTH의 행보에는 수익창출이라는 중요한 그림이 빠져있는 모습이다. KTH가 이런 모바일 전략을 통해 장기적으로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는지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 사실.

전성훈 팀장은 장기적으로 KTH는 '소셜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싶다면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형태의 소셜플랫폼이 아니라 KT그룹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한국적인 형태의 소셜플랫폼을 꿈꾼다고 말했다.

'소셜플랫폼'은 최근 인터넷 및 모바일 업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누구나 소셜플랫폼을 추구하지만 그 자체로는 왠지 '뜬구름'이라는 인상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

전성훈 팀장은 아임인의 경우를 보면 서비스를 내놓은지 두 달이 좀 안됐는지 발도장을 찍으면 자영업주들이 쿠폰을 준다거나, 칵테일을 무료로 한잔 준다거나 하는 등의 반응이 이제 슬슬 나타나고 있다면서 푸딩의 경우에도 사진을 찍다보면 사진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할 수 있고 이것이 KT그룹의 'u클라우드'와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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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딩카메라나 아임인을 그 자체로만 이해하면 단순히 모바일용의 재밌는 애플리케이션으로만 남지만 이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들이 창출될 수 기반이 마련된다는 설명이다. u클라우드는 개인 데이터를 KT의 u클라우드 서버에 백업해 놓고, 언제 어디서든 데이터를 열람하거나 복원할 수 있는 백업 서비스이다. 아이폰이나 아이팟터치에서도 u클라우드에 저장해둔 데이터에 접근해 이용할 수 있다.

전성훈 팀장은 푸딩카메라나 아임인 같은 서비스가 향후 퍼스널 클라우드의 연결다리가 돼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머지 않아 이러한 형태의 다른 서비스도 추가로 런칭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