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디지털카메라, 아직 갈길 멀다

일반입력 :2010/08/30 17:52    수정: 2010/08/30 18:45

남혜현 기자

아바타 급은 아니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간편하게 3D를 만들어 볼 수 있다면?

일반 소비자들이 직접 입체 화면을 촬영해 볼 수 있는 보급형 3D 카메라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후지필름이 지난해 80만원대 3D 디지털 카메라 'W1'을 출시한 이후 소니코리아가 최근 40만원대 3D 디카를 선보이며 시장 성장을 예고한 것. 파나소닉 코리아는 연말경 출시를 목표로 캠코더와 하이브리드 디카에 겸용해 사용할 수 있는 3D렌즈 어댑터를 준비 중이며, 삼성전자도 시장 상황을 엿보며 3D 카메라 개발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잇단 3D 카메라 출시는 ▲선행기술 개발 및 시장 선점 ▲3D 콘텐츠 창출 ▲소비자들에 대한 3D 관심 증대 등이 주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능은 다소 미흡하더라도 일반 디카 가격에 3D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3D카메라 시장, 가능성 크지만 아직 ‘걸음마’

카메라 업체들이 앞다퉈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3D 카메라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금까지 개발된 3D 카메라들이 대부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이나 영화 촬영 장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 따라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3D 카메라는 고가의 전문가용 장비라는 인식이 크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급용 3D 디카가 잇달아 출시되는 이유는 디카 시장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연 200만대 전후 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국내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2007년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신규 구매보다 재구매 비율이 높아질 만큼 포화된 시장 상황에서 업체들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방편으로 '3D'를 주목하고 있다는 것.

소니코리아는 최근 3D 카메라 발표회에서 2007년을 기점으로 콤팩트 디카 수요가 유지나 감소 추세라면서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한국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새로운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제품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능성은 크지만 판매량은 아직 높지 않다. 업체 입장에서는 시장 상황을 살펴가며 관련 모델을 순차적으로 출시해 반향을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해 출시된 후지필름 3D 카메라 ‘W1'같은 경우 일반적인 소비자보다는 얼리어답터와 기업 중심으로 팔려나갔다. LG전자 등 3D TV를 제조하는 가전회사에서 TV와 한세트로 판매하기 위해 후지 W1을 구매하는 등 기업에 판매된 양이 일반 소비자에 판매된 것보다 많았다는 게 후지필름 측 설명이다.

■제조사별 '3D' 특징 제각각…소비자 주의 필요

다만 현재 출시된 3D 카메라는 제조사별로 특징, 가격, 입체감이 모두 다르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후지필름의 3D 디카 'W1'이 80만원 대로 다소 비싸편이지만 입체감을 표현하기 위한 렌즈와 CCD가 두개씩 들어 있어 비교적 입체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반면 소니가 출시한 3D 카메라의 경우 렌즈 하나를 채택, 파노라마 모드에서만 구현이 가능하며 생동감 표현 등에 적합하다. 따라서 '3D'라는 한 마디에 모두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다나와 디카담당 양아열 주임은 디카에 탑재된 렌즈나 CCD 갯수가 한개이냐, 두개이냐에 따라 나타낼 수 있는 3D 효과가 다르다면서 아직은 시장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3D 기능이 들어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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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은 내달 W1의 후속모델인 W3를 발매하며 3D 효과를 강조하는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라 설명했다. 특히 3D 사진 인화서비스의 경우 출력된 결과물이 홀로그램 형태를 띄는 등의 기능을 탑재했다고 강조했다.

후지필름 관계자는 'W3'는 촬영한 결과물을 3D TV나 PC와 HDMI단자를 통해 연결해 곧바로 볼 수 있다면서 3D 기기가 늘어남에 따라 일반 소비자들한테도 이번 카메라가 더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