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버그' 위기에 살균상품도 '날개돋친 듯'

일반입력 :2010/08/15 07:19    수정: 2010/08/16 11:58

이장혁 기자

인류 역사에 역병(疫病), 즉 악성 전염병으로 인한 재앙이 여러차례다.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며 중세유럽의 몰락을 재촉한 흑사병(페스트)이 대표적이다. 당시 원인을 몰라 '유태인이 우물에 독약을 넣었다'는 선동이 퍼지면서 유태인 1백여만명이 학살당했다. 개와 고양이가 옮긴다며 마구 도살해 오히려 주범인 쥐가 더 들끓게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했다. 19세기말 파스퇴르가 페스트균을 발견하기까지 그랬다.

바야흐로 역병의 시대다. 사스 살인독감에다 조류독감 광우병 신종플루에 며칠전에는 기존의 어떤 항상제에도 죽지않는 ‘신종 슈퍼버그’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예전과 전혀 다른 양상이다. 적어도 우리나라는 그렇다. 유독 유태인들이 청결을 중시해 페스트에 잘 걸리지 않았던 것처럼 국내에선 역병 대처에 적극적이다.

온라인 마켓 옥션에서는 손 세정제를 비롯한 항균제품은 물론 살균가전 제품이 이와 비슷한 추세로 더 많이 팔린다. 평균 10만원 내외 제품들이 가장 많다. 아이디어 상품 쇼핑몰 SHOOP(www.shoop.co.kr)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속 살균가전 제품의 판매량이 분기마다 50%씩 늘었다. 7,8월은 전형적인 비수기인데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간다는 것이다.

어떤 역병이든 손에서 입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그 다음이 상처와 호흡기를 타고 온다. 모든 것이 그렇듯 역병도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쉽고 효율적이다. 평소 손을 자주 씻고, 공기와 생활도구 등 주변환경을 자주 소독해주는 것이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예방법이다. SHOOP의 조언으로 가정과 회사에서 손쉽게 쓸 수 있는 아이디어 살균가전들을 소개한다.

■내 얼굴을 청결하게… ’에어폴

음이온은 곧바로 소멸되지 않고 3분 정도 남아있다. 그 특성을 이용해 만든 목걸이형 공기청정기다. 얼굴주변을 청정공간으로 만들어준다. 손바닥 절반 크기에 무게 46g의 초소형 제품이다. 원터치 버튼형으로 1cc 당 1백만개의 음이온을 방출한다. 30분 동안 틀면 양이온의 성질을 띠는 눈 코 입 주변 미세먼지와 세균을 제거한다.

처음 출시됐을 땐 너무 앞선 개념이라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다. 요즘 들어 뒤늦게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소비과학연구센터에서 99.9% 살균력 인증을 받았으며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에서 '음이온 발생 측정 인증'을 받았다. 50분 충전으로 60시간 사용한다.

■차량 내부 공기오염 해결사…’AS-1250

실내공기가 대기보다 100배 정도는 더 오염됐다고 한다. 차량내 공기도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할 이유가 없다. 한겨울이나 여름철엔 창문을 열고 환기하는 게 쉽지 않다. 이럴 때 차량용 공기청정기를 찾게된다. AS-1250은 본체를 바로 시거잭에 꽂아 쓰는 편리한 제품이다. 길이 115mm, 지름 25mm 정도로 손가락보다 조금 큰 정도다. 그런데 음이온 발생량이 탁월하게 많아 시거잭에 꽂는 순간 차안에 청량감이 감돈다. 실제로 찌든 담배냄새도 며칠안에 말끔하게 사라진다. 미국에서 수년전 선보인 이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지속적인 인기를 끄는 제품이다.

■피톤치드로 해결한다…‘에어메딕 TG-AM108

숲길을 걷다보면 독특한 향이 물씬 풍겨나온다. 바로 피톤치드 냄새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유해한 것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물질이다. 인체에 해가 없으면서 강력한 살균 살충효과를 지녔다. 자연의 향기가 주는 심리적 안정 효과도 크다.

`에어메딕 TG-AM108`은 지난해 가을 출시된 이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피톤치드 항균기다. 콩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암모니아, 곰팡이를 제거하는 효과를 지녔다. 항균기능도 강하지만 아토피의 주요 원인물질인 집먼지 진드기 번식도 억제해준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피톤치드 휘산기가 훌륭한 집먼지 진드기 퇴치기가 될 수 있다. 공인기관들의 실험결과를 보면 피톤치드는 집먼지 진드기들 10마리 중 9마리는 줄행랑치게 만드는 진드기 기피성을 지녔다.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돋보인다. 공기청정기로도 쓴다. 40㎡(약 12평)에 한대를 쓰면 적당하다.

■책상 위 꺼림칙한 것들은 여기에… ‘UV라이저

책상위의 마우스며 시계 목걸이 등 몸에 직접 닿는 조그만 제품들도 장마철엔 세균의 온상이다. UV라이저는 겉모양만 보면 고급 선글라스 케이스처럼 생긴 소형 자외선 살균기다. 평범한 선글라스 케이스보다 덩치가 커 휴대폰 정도는 가볍게 담을 수 있다.

휴대폰 뿐 아니라 마우스나 MP3P, 이어폰은 물론 시계나 안경, 목걸이, 팔찌 등 피부에 직접 닿는 액세서리 살균에 쓸모있다. 크기 65×140×35mm보다 작은 물건을 수납한다. 접합면은 자외선이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이중 처리했다. 전선 1개를 물릴 수 있는 홈이 있어서 휴대폰이나 MP3 플레이어 같은 건 충전 케이블을 꽂은 채로 살균한다. 살균 시간 7분. 전원은 PC의 USB 포트를 이용한다.

■휴대형 자외선 살균기의 ‘지존’…‘퓨라이트XD

올 여름 휴가지에서도 위력을 발휘한 제품이다. 집 떠나면 아쉬운 게 위생관리다. 그래서 차 트렁크에 이 제품을 챙겨간 사람들이 많다. 휴가철엔 전국의 모든 숙박업소에 손님들이 밀려드는 탓에 숙박업소에서 침구 등을 평소처럼 잘 관리하기가 힘들다. 눅눅하고 때묻은 이부자리라도 어쩔 수 없이 쓰게 된다.‘진드기 방망이’로 알려진 이 제품이 이런데 요긴했다. 교통정리용 경광봉 모양이다. 콘센트에 연결하지 않아도 쓴다. 꺼림칙한 곳은 이걸로 비춰주면 해결된다. 강력 자외선이 나와 유해한 것들을 몇초안에 살균한다. 침구류뿐 아니라 부엌 싱크대, 화장실 등 세균 번식이 의심되는 장소에 사용한다. 여름철 옷장속 곰팡이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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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알아서 살균하는 깔끔한 비데… ‘XB-U1900H

비데는 사시사철 세균의 온상이 되기 쉽다. 물이 나오는 노즐과 그 주변이 오염되면 비데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이 비데는 위생처리 상식을 뒤집었다. 사용하기 전이나 사용중,사용후에도 노즐을 자동으로 살균해준다. 노즐 위쪽에 원적외선 히터를 달았다. 히터에서 60℃ 열과 원적외선을 내보내 살균이 이뤄진다. 원적외선은 모세혈관을 확장해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만큼 좌욕기능은 덤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버튼 하나만 누르면 세정에서 건조까지 알아서 진행하는 자동세정 기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