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인식시스템, 인지도 높으나 아직은 '불안정'

일반입력 :2010/08/10 09:47

이장혁 기자

첨단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상상에 지나지 않았던 일들이 현실화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바뀌지 않는 것이 소비자의 ‘편리함’에 대한 욕구다. 최근 각종 디지털 기기에 이용되고 있는 음성인식시스템도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파악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에서는 전국 성인남녀 1천75명을 대상으로 음성인식시스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음성인식시스템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는 전체 93.1%에 달했다. 이들은 음성인식을 통해 휴대폰 전화 걸기와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며(82.2%, 중복응답), 사람음성을 디지털기기가 자동 인식하는 기술이 음성인식 시스템 (78%)이라고 잘 인식하고 있었다.

음성인식시스템 인지자 중 이 기능이 적용된 제품을 사용해 본 응답자는 65.4%였다. 이 중 실제로 음성명령을 통해 제품을 사용해 본 응답자는 87.2%였다. 실제 사용자들은 타 응답자에 비해 제품에 대한 최신 기술 및 정보 획득에 대한 욕구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

음성명령으로 가장 많이 사용해 본 제품은 단연 휴대전화(91.9%)였다. 네비게이션(27%), 전자사전(18.6%)의 사용경험이 그 다음이었다. 그러나 사용경험의 빈도와 실제 사용에서 느끼는 편리함이 비례하지는 않았다.

실제 음성명령을 통해 제품을 사용해 본 응답자들이 가장 편리하다고 느낀 제품은 전등 on/off기능(75%, 만족도)과 자동차 시동 걸기(75%)였다. 그에 비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 전화 걸기 기능에 대한 만족도는 29.5% 에 머물렀다. 네비게이션(48.7%), 전자사전 검색(50%)등도 비교적 낮은 만족도를 보여, 음성명령 기능이 아직은 좀 더 단순한 기능에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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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에 참여한 패널(panel.co.kr)들은 음성명령 시스템이 잘 적용되었을 때, 가장 활용도가 높을 것 같은 제품으로 네비게이션(25.1%)을 꼽았다. 학습용 기기(11.8%), 리모컨(10.1%), 자동차(9.5%)에 대한 기대도 많았다. 한편, 가정 내 필요한 음성 알림 기능을 묻는 질문에서는 가스레인지 작동 알림 기능(26.6%)과 화재발생 알림 기능(19.7%)을 원하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가정 내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용도로 음성기능을 사용할 경우,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음성인식시스템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좀 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음성명령으로 제품을 사용해 본 응답자들은 대다수 제품의 음성인식 정확도가 50~60%수준에 그친다고 평가했다. 이는 음성명령 제품 사용시 불편요인을 묻는 질문에서 음성명령 오인식으로 인한 오작동(80.8%, 중복응답)과 낮은 인식률(50.4%)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것과 일맥상통한 결과이다. 음성인식시스템이 주로 적용되는 디지털 기기들은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어, 조그만 오작동에도 소비자들이 큰 ‘불편’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음성인식시스템의 확실한 정착을 위해서는 먼저 기술의 ‘완전성’이 확보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