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통신사업, SMB시장 ‘승부수’

일반입력 :2010/08/09 12:25    수정: 2010/08/09 17:30

대형 케이블TV방송사(MSO)들이 신성장동력으로 중소기업(SMB) 시장을 주목했다. 매출 정체를 탈출할 블루오션이라는 설명이다. SMB시장이 케이블TV를 구원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현재 MSO가운데 기업시장에 가장 큰 열의를 보이는 곳은 티브로드(대표 오용일, 이상윤)와 CJ헬로비전(대표 변동식)이다.

케이블TV업계는 CJ헬로비전과 티브로드 등의 행보를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 그들의 선례를 밑바탕삼아 기업시장으로 넘어갈 기회를 엿본다.

■MSO, 지역 SMB시장 공략 본격화

9일 업계에 따르면 MSO 1위 사업자 티브로드는 조만간 기업시장을 노린 특화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업 중에서도 SMB에 대한 집중도에 특히 신경썼다.

B2B사업팀에서 개발한 이 상품은 인터넷, 전화(VoIP), 방송 등을 기본으로 기업들의 업종에 맞춰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기존 모기업 계열사를 상대로 진행해온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향후 SMB 시장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해 갈 것”이라며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주요성과를 구축한 뒤 점진적 성장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2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은 지난 2008년부터 SMB 공략을 준비했다. 오는 2013년 매출 목표를 1조원 중 10%를 SMB에서 얻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직원 수 100인 내외 SMB를 대상으로 인터넷, 전화, 방송을 기본으로 ERP, CRM 등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맞춤형으로 구성해 판매할 계획이다. 이후 고객사 규모와 애플리케이션의 종류를 시장 상황에 맞춰 확대한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올해 매출 목표액은 100억원으로 현 추세에서 자원만 더 보강하면 무난한 달성이 예상된다”라며 “SMB시장은 인프라측면에서 보면 이미 포화상태지만, 업종과 사업특성을 세밀히 들여다보면 블루오션이다”라고 밝혔다.

이밖에 씨앤앰, HCN의 경우는 별도의 기업전용상품을 구성하진 않았지만 인터넷전화를 중심으로 기업영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들 역시 향후 사업 기조를 '기업통신시장 확대'로 잡았다.

■‘방송→통신’ vs. ‘통신→방송’, 접전 예고

이런 가운데 통신사업자들도 기업시장 영업을 지속해왔고 최근 더 강화하는 추세다.

그동안 통신사의 기업시장 영업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올 들어 SMB로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그만큼 수익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SBM 통신시장은 통신사와 케이블TV 진영 간 또 하나의 전쟁터로 떠올랐다. 아직 본격적이지는 않지만 향후 3년 내 대격돌을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기업규모를 피라미드로 놓고 보면 통신사의 사업영역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내려오는 형태. MSO의 사업은 중소기업으로 진입하는 형태다.

앵글을 돌려 보면, 상대적으로 약자인 MSO가 조기에 SMB 시장 경쟁력을 확보 못하면 힘없이 밀려날 가능성도 적잖다.

그동안 B2C 시장에서 케이블TV는 지역독점이란 장점에 젖어 시장경쟁을 준비하지 못했다. 결국 통신사들이 자금력을 무기로 시장을 잠식하는 데 준비부족을 드러냈다. 가입자가 늘어나지 못하고 매출이 정체돼, 수익성마저 악화되는 현실이다.

때문에 방송시장에서의 실수를 기업통신시장에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3년이란 시간동안 칼을 갈며 만반의 준비를 갖출 계획이다.

■업종별 특화한 맞춤형, 지역밀착형 상품으로 승부

MSO 진영은 SMB들의 업종별 특화 상품을 무기로 내세웠고, 필요한 기능으로만 상품을 구성해 가격을 낮췄다. SMB라고 해서 공장이나 사무실만 있는 것이 아니란 점에 착안했다. 일반 회사 외에 지역 공공기관, 병원 등이 해당된다.

CJ헬로비전 김장수 SMB사업팀장은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기능이 100이라 보면 그를 모두 따라갈 필요는 없다”라며 “통신사가 구축해 놓은 모델에서 필요한 것만 뽑아내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면 30으로도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업현장에서 아직 통신사들이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는 점도 기회다. 한 현장 영업직원은 통신사들이 본사차원에서 SMB영업 강화를 독려하지만 현장까지는 전달되지 않았다고 전한다.

김 팀장은 “통신사는 덩치가 크고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갖는다”라며 “반면 MSO는 지역, 업종별로 맞춤형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규모가 작아질수록 방송의 비중이 크다는 점도 케이블TV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학교 CCTV사업이 있다. 학교 CCTV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통신사가 들어가지 않았던 영역이다. 하지만 최근 아동성퐁력 등 아동 안전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며 학교 CCTV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케이블TV SO는 지역사업을 꾸준히 진행하며 지역 학교와도 밀접한 관계를 형성했다. 이전의 친밀한 관계에 SMB 특화상품을 결합하면 상당한 효과를 볼 것이라는 계산이다.

■MVNO보다 기업시장 주목?

올해 통신시장에는 임대형이동통신(MVNO)이 도입될 예정이다. 케이블TV도 통신사와의 경쟁을 위해 MVNO에 열의를 보인다.

다만, MVNO사업은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사들 간 입장에 따라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도매대가와 사업방향이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진다.

또한 SO마다 MVNO에 대한 시각차를 보이며 사업진행도 난항의 연속이다. 100여개의 SO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로는 각 SO에게 돌아갈 이익이 크지 않다는 계산도 나온다.

오히려 기업시장은 준비여하에 따라 수익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다. 유치한 기업고객의 ARPU가 고정적이고, 그 규모도 개인 소비자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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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지금 케이블TV시장에서 개인고객영업은 한계에 이르렀다”라며 “향후 기업통신시장으로의 확대는 MVNO보다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사업모델이 거의 발굴되지 않은 황무지를 얼마나 잘 일구느냐에 기업시장이 케이블TV에 블루오션이 될지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