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휴대폰 쇼크…“아! 스마트폰”

일반입력 :2010/07/30 11:48    수정: 2010/07/31 08:21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부진한 2분기 휴대폰 성적표를 받았다. 스마트폰 난타전에서 밀렸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애플과 모토로라, HTC 등이 대대적 스마트폰 공세를 펼치는 가운데 ‘기존 강자’였던 토종 휴대폰 공룡들은 힘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삼성 영업이익률 한자리, LG는 적자

우선, 삼성전자는 2분기 정보통신사업(휴대폰 주력)에서 매출 8조7천800억원, 영업이익 6천30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4%, 영업이익 36% 하락한 기록이다. 영업이익률은 7.2%로 10%를 넘었던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크게 떨어졌다.

2분기 휴대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6천380만대를 기록했음에도 나온 수익 하락이다. 많이 남는 고급 제품 판매에서 부진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김환 상무는 "스마트폰 제품군 개선 지연과 유럽시장 부진으로 휴대폰 전체 사업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상황이 더 우울하다. 휴대폰 사업에서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 MC사업부(모바일)는 2분기 매출액 조3천727억원, 영업손실 1천196억원을 기록했다. 2006년 1분기 이후 첫 적자다.

판매량이 전기 대비 13% 늘어난 3천60만대를 기록했음에도 수익이 폭락했다는 점이 삼성전자와 겹쳐진다.

국내만 봐도 부진이 두드러진다. 한때 33%였던 LG전자 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스마트폰 열풍이 불어오자 최근 20%대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스마트폰 대응 늦었다”

두 회사 모두 휴대폰 사업 부진 원인으로 스마트폰을 지목했다. 세계적 스마트폰 열풍에 대한 조기 대응 실패가 아팠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 대항마로 지목한 ‘갤럭시’ 시리즈를 지난달 첫 출시했다. 북미 출시는 이달이었다. 2분기는 스마트폰 전력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일반 휴대폰 중심이었다”며 “글로벌 스마트폰 공략에 앞서 준비 태세였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연말에야 스마트폰 사업부를 만들 정도로 대응이 늦었다. 일반폰 강자로 세계를 공략했지만, 스마트폰 경쟁에서는 힘을 못 냈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CFO) “2분기 전체 사업 부진의 본질적 요인은 휴대폰”이라며 “3분기에도 의미 있는 손익 개선이 힘들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유로 환율 하락과 가격 경쟁 심화 등도 두 회사 휴대폰 사업에 악재로 작용했다.

■하반기 격전 예고…자존심 회복?

이제 남은 것은 반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스마트폰 에이스들이 이미 출격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띄우기 총력전에 들어갔다. 갤럭시S는 국내서 출시 한 달 만에 50만대가 팔리는 등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연말까지 90개국서 125개 이통사가 판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자체 운영체제(OS) ‘바다’를 탑재한 ‘웨이브폰’의 흥행 여부도 주목된다. 갤럭시와 함께 스마트폰 반격전의 선봉을 맡았다.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S와 웨이브를 합쳐 올 한해 1천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라며 “두자리수 이익률 확보를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LG전자는 ‘옵티머스’ 시리즈를 내세웠다. 지난 5월 출시한 ‘옵티머스Q’가 일 1천500대 이상 팔리는 등 나름 준수한 성적을 냈다. 해외서도 상품성 인정받기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한편, 애플과 노키아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27%와 9.5%에 달했다. 토종 휴대폰들의 위기감이 더 커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