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프레임은 차세대 IT패러다임으로 떠오른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에도 '빅블루' IBM의 에이스였다.
한국IBM은 2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본사 차원에서 발표한 신형 메인프레임 z엔터프라이즈196 신제품을 공개하고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 공략의 선봉에 내세울 것임을 분명히 했다.
키워드는 통합이었다.
z엔터프라이즈196은 메인프레임과 파워7칩 기반 유닉스 서버 그리고 x86 서버 워크로드를 하나의 가상 환경에서 통합 관리하고 자원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게 가장 큰 특징. 물리적으로는 별개지만 가상화를 통해 하나의 서버처럼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스템 복잡성이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는게 IBM 설명이다.
■ 멀티 아키텍처 전략, "선택의 기회 제공하겠다"
IBM에 따르면 z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은 5.2Ghz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탑재돼 1초에 500억건 이상의 명령을 처리할 수 있다. 이 프로세서에는 데이터 집약적인 자바 작업 효율성을 60% 향상 등 고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워크로드 성능을 최적화시켜주는 SW가 포함됐다.
이전 모델인 '시스템 z10'에 비해 60% 큰 용량을 제공하면서도 거의 동일한 양의 전력을 소모한다.
가장 큰 특징은 유닉스와 x86서버 플랫폼과의 연동이다. 각각의 컴퓨팅 플랫폼을 하나의 자원처럼 관리할 수 있는 통합 관리 환경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은 가격과 성능에 따라 메인프레임, 유닉스, x86환경에 맞는 워크로드를 골라쓰면서도 관리는 통합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키워드는 z엔터프라이즈 블레이드 센터 익스텐션과 유니파이드 리소스 매니저다.
블레이드 센터 익스텐션은 범용 IBM 파워7칩 및 시스템x 블레이드센터 시스템 외에 분석 및 웹 인프라스트럭처 관리와 같은 특정 워크로드에 대해 최적화된 시스템에서 실행되는 애플리케이션을 z엔터프라이즈 메인프레임 서버에 통합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블레이드 센터 익스텐션에 연결된 IBM 블레이드 서버는 시스템z 데이터와 워크로드를 통합하며 수만 가지의 상용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다.
IBM은 자사 유닉스 운영체계인 AIX를 실행하는 IBM 파워 기술에 기반한 범용 블레이드 서버를 출시할 계획이다. 리눅스 기반 IBM 시스템x 블레이드를 포함해 z엔터프라이즈 블레이드 센터 익스텐션을 위한 범용 블레이드도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 이 제품에는 웹사이트와 네트워크 성능을 향상시키는 IBM 데이터파워가 탑재된다.
저렴한 트랜잭션당 비용으로 복합 분석 워크로드 성능을 향상시키는 워크로드 최적화 블레이드인 IBM 스마트 어낼리틱스 옵티마이저도 선보이기로 했다.
유니파이드 리소스 매니저는 여러 플랫폼에 걸쳐 자원을 하나의 가상 시스템으로 통합해 z엔터프라이즈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사용자는 10만대 이상의 가상화 서버를 하나의 z엔터프라이즈 클러스터 상에서 단일 시스템인 것처럼 관리할 수 있다. 메인프레임이 유닉스나 x86서버 워크로드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z엔터프라이즈에 연결된 x86 블레이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다른 서버로 옮겨 처리되도록 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z엔터프라이즈는 9월부터 본격 판매된다. 유닉스 서버와의 연동은 4분기, x86서버용 지원은 내년초부터 가능해진다.
■메인프레임, 반전의 기회 거머쥘까?
최근 발표된 2분기 IBM 실적을 보면 하드웨어, 특히 메인프레임 사업의 부진이 눈에 띈다. 전년대비 매출이 24% 감소했다. 단기 현상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부진이다.
IBM은 지난해 1분기 19%, 2분기 39%, 3분기 26%, 4분기 27% 매출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17% 주저 앉았다. 한국도 상황이 좋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z엔터프라이즈 공개로 IBM이 메인프레임 시장에서 다시 성장엔진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한국IBM은 메인프레임 상태계 확산을 강하게 기대하는 모습.
한국IBM의 김석열 메인프레임 사업부 담당 상무는 "경기 침체에 의한 비용 절감과 신제품 출시를 감안해 투자를 미뤘던 것이 메인프레임 매출 감소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그러나 z엔터프라이즈가 나온 만큼, 하반기에는 판매가 증가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그는 또 "국내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들에게 z엔터프라이즈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반응이 뜨거웠다"고 덧붙였다.
z엔터프라이즈는 복잡성을 이전보다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메인프레임을 선호하는 기업들에게는 호소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IBM도 변화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z엔터프라이즈의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메인프레임과 인연이 없던 기업들까지 파고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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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메인프레임이 점점 개방적으로 바뀌더라도 기존에 이미 오픈시스템을 쓰던 기업들은 메인프레임을 도입할지는 의문"이라며 "기존에 쓰던 플랫폼을 계속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20여개 기업이 IBM 메인프레임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