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타임지 아이패드앱 등록 '퇴짜'…왜?

출판사 별로 과금 및 데이터 공유 방식 모두 다르다

일반입력 :2010/07/29 10:42    수정: 2010/07/29 15:21

이재구 기자

전세계 잡지업계가 아이패드를 이용한 디지털출판 비즈니스모델에 기대를 걸고 있는 가운데 보다 세밀한 전략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경고 메시지가 떴다.

사태는 최근 애플이 미국의 세계적 시사주간지 타임의 아이패드앱 버전 판매 및 예약자 관리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애플에게 매출의 30% 정도를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데이터까지 제공하는 유명 출판사의 사례도 드러났다.

씨넷은 28일(현지시간) 그동안 아이패드를 통한 디지털앱 출판을 회사 미래의 상징처럼 보여주길 좋아했던 타임지가 애플로부터 아이패드앱 판매를 거절당하자 경악스런 좌절감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이것이 굴지의 출판그룹인 타임지에만 국한되는 것인가 하는 점이다.

전후 사정을 볼 때 타임이 고객에게 종이버전과 앱버전을 함께 공급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애플과 과금방식 및 고객정보공유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추정을 할 수 있다.

실제로 타임이 고객과금을 직접하려는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생겨 지난달 출시를 미뤘다. 세계적인 출판사 허스트는 매출의 30%를 애플에 지불하고 고객데이터를 애플과 공유하는 조건의 계약을 했다. 또다른 거대 출판그룹 콩데이내스트관계자도 (출판사)열받게 하는게 있다는 표현으로 애플이 출판사들을 애플에 종속적인 계약으로 몰고 가려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하지만 애플은 또다른 거대 미디어그룹 명함을 가진 뉴스코프 산하의 매체와는 공급 계약을 체결해 앱 다운로드 비즈니스가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다. 사안에 따라, 회사 규모에 따라 출판사와 애플간의 아이패드 앱 공급 계약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아이패드 찬양하던 타임의 경악

지난달 타임 측은 자사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아이패드앱 예약고객 버전을 출시해 고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갑자기 이를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타임의 방식은 독자들이 애플 아이튠스에서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앱을 내려받고 과금은 타임이 직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애플은 이 앱의 판매승인을 거부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타임워너 측에게 아이튠스를 매개로 한 싱글카피는 팔되, 종이와 디지털버전을 함께 파는 이른바 ‘멀티플소스판매’에 대해서는 애플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요했다.

이후 타임 임원들은 '어떻게 하면 애플이 타임지의 예약판매 계획을 승인할 수있도록 할지에 대해 알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아직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이 사례가 다른 전세계 잡지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잡지사들은 아이패드를 이용하면서 예약 독자들에게 종이잡지와 디지털잡지를 동시에 공급하면서 잡지예약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타임지와 애플간의 계약무산은 출판사들에게 이러한 방식의 비즈니스에 대한 가능성과 입지를 크게 줄여놓았다.

독자가 기존의 종이로 인쇄된 타임지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지를 예약하면 디지털버전을 공짜로 제공하거나 매우 큰 할인가격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출판사의 득실은 분명해진다.

■격려하던 애플, 판매 승인을 안해주는 이유는?

그동안 애플과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의 출시 전에 타임의 임원과 편집자들과 만나는 것을 중시해 그들에게 아이패드플랫폼용 디지털판을 만들도록 격려했다.

씨넷은 타임경영진들이 자체 고객 예약 계획을 만들어감에 따라 봄철 내내 애플과 대화해 왔으며 애플이 이를 승인했다는 말을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타임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인지 뚜렷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하지만 이같은 배경과 관련, 몇가지 추정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분명한 것은 애플은 타임이 예약을 받을 때마다 고객으로부터 수집할 고객데이터 계획에 대해 신경쓴다는 점이다.

또 다른 부정적인 측면의 추측도 가능하다.스티브 잡스가 타임사로부터 제출받은 디지털잡지 아이디어를 높게 평가해 스스로 디지털잡지 시장을 움직여 보기 위한 움직일 것이라는 가정도 가능하다.

이 사안에 대한 타임의 공식입장은 우리는 수많은 파트너 및 잠재적 파트너와 일하고 있으며 앱예약판을 올 연말에 제공하기를 기대한다는 완곡한 표현에 그치고 있다. 아이패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입장을 보여준 셈이다.

애플도 기본적으로 HTML5와 자사의 개발툴에 기반한 두개의 플랫폼을 가지고 잡지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앱을 지원한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애플로서는 전혀 변화된 입장을 내놓은 것이 아니다.

한편 씨넷에 따르면 다른 잡지출판사 가운데 자체적인 아이튠스앱 예약판매를 승인받은 사례는 없다.

뉴스코프 계열사 직접 과금허용···이면 계약있었나?

이 사안을 더욱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애플이 회사에 따라 다른 아이패드앱 승인정책을 가지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 점이다.

애플이 타임에 대해서는 아이패드 앱 공급을 승인하지 않고 있긴 하지만 이미 아마존과 월스트리트저널에대해서는 앱을 승인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들 회사역시 거대 뉴스코프사의 자회사지만 애플은 이들 회사에겐 고객들에게 직접 요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한편 아마존은 킨들플랫폼을 위한 예약과 관련한 출판사들의 공세를 잘 받아 넘겨왔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 거래로 발생하는 대부분의 데이터와 요금을 직접 챙기고 있다.

분명한 것은 타임의 경쟁자들은 아직까지 애플에 고객예약 앱을 제출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허스트는 올 연말 에스콰이어와 오프라잡지에 아이패드 예약판을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전통적인 의미의 예약판매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대신 이 잡지는 한번만 구매할 수 잇는 번들형 잡지로서 팔리며, 애플은 아이튠스를 통해 판매가의 30%를 가져가거 모든 고객데이터를 확보하게 된다는 것이다.

■출판사를 열받게 하는 사안이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거대출판사 콩데이내스트 역시 뭔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외에는 예약판 계약 건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최근 부임한 봅 샤우어버그는 이 사안에 대해 한달 안에 뭔가 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의 다른 직원들은 사안이 사람을 열받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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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러플린 허스트매거진이규제큐티브 부사장은 그가 계약에 대해 불쾌해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글같은 회사가 자체적인 잡지 앱을 팔겠다고 한 것은 시장 경쟁을 불러일으키면서 애플의 강경 기조를 누그러뜨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