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본사 조직재편···글로벌 IT 변형 예고편?

IT산업 수직통합서비스로

일반입력 :2010/07/27 16:34    수정: 2010/07/27 20:49

이재구 기자

최근 IBM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내용은 아주 단순하다. SW기술그룹(SWG)이 시스템기술그룹(STG)을 아우르면서 보고를 받는 형태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다가올 IT산업의 형태변화를 제시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STG는 메인프레임과 x86계열 하드웨어,스토리지 등 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IBM을 먹여살린 알토란 사업들을 모두 품고 있는 IBM의 간판으로 여겨지는 사업부였기 때문이다. 씨넷은 26일(현지시간) IBM의 간단한 조직 및 보고체계 변화에 대해 ‘다가올 IT산업의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의미있게 보도했다. 또 실제로 시스코,델, EMC,HP,오라클,VM웨어의 사업조직이 이같은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HW와 SW의 결합추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도는 일반적으로 기업의 보고체계는 그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물류,경쟁자들만큼 중요하지는 않지만 “IBM의 변화는 IT전반의 구조변화를 나타내고 있어 예외적인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씨넷은 이와함께 IBM SW그룹이 이 회사의 최상위그룹이 된 것을 ▲벤더(공급자)의 시장접근에 대한 영향력 ▲향후 수년간 고객들이 IT공급자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 등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보도는 지난 20년 동안 IBM은 SW와 서비스 매출이 HW를 웃돌아 왔다면서 이번 변화는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IBM은 하드웨어 컴퓨터회사가 아니란 점을 확실하게 보여준다고 전했다.

■왜 HW그룹이 SW그룹에 보고하나?

한때 IBM HW가 모든 것을 이끌고 나갈 때가 있었지만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IBM의 HW기기인 시스템z는 IBM에 막대한 SW와 서비스 매출을 끌어다 주는 역할만을 하고 있다.

전세계의 수천개 기업들은 핵심애플리케이션을 가지고 있고 비즈니스는 시스템z와 연계되어 있지만 이는 똑같이 IBM SW,서비스, 그리고 시장 연계 기능과 직결되어있다는 것.

최근의 IBM조직의 단순하고도 놀라운 조직개편은 IT세상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고객들의 생각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따른 이러한 양상은 SW와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기업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고객들이 미리 HW가 결정돼 있는 IT계획이나 인수조차도 원치 않는다는 새로운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이는 마찬가지로 제품과 서비스를 위해 똑같이 중요한 비IT이슈(금융 및 수요발굴, 협력사 환경 등)를 검토하는 기업에도 이익을 제공한다.

■고객들 개별 제품구매대신 통합서비스를 선호하는 추세

확실히 IBM은 컴퓨터나 또다른 낱개 요소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전체 패키지판매’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사실 IBM은 컴퓨터보다 컴퓨팅을 팔 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어 왔다.낱개로 제품을 팔아오던 기업들에 비해 IBM은 모든 분야를 갖추고 높은 수준에서 참여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시스코,델,EMC,HP,오라클 ,VM웨어 같은 모든 회사들이 경쟁사로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심지어 IBM이 개척한 분야인 ‘통합에 관한 것’, 또는 ‘결과에 관한 것’에 대한 전략까지 밀어 붙이고 있을 정도다.

고객들은 한 때 수많은 선택을 하길 원했지만 많은 제품과 공급자를 갖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비용이 드는 ‘IT확장’ 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IT수직통합 서비스 강력한 트렌드로

지난 15년간의 고객의 경향은 서서히 ▲더 작은 공급자 ▲더욱더 표준화된 인수 ▲비 내부적인 통합 쪽으로 흘러왔다. 그 결과 IT고객들이나 공급자들에게는 수직통합이 강력한 방식으로서 회귀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필연적으로 모든 IT공급자들이 꾸준히 그들의 사업범위와 크기를 늘려가고 있고 그 결과 인수합병에 따른 사업이 공고화되면서 일반적이 되어 왔다.

오라클의 썬 인수 및 후속 ‘SW.HW.경쟁“ 캠페인은 IBM의 SW+시스템의 움직임이 가장 직접적으로 반응하게 만드는 경쟁력있는 구상으로 회자되고 있다.

본질적으로 모든 주요 IT공급사(벤더)들은 그들의 사업규모와 범위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한때 IT업계에서 보기 드물었던 기업 인수와 산업간의 유대를 공고히 하는 것이 IT업계의 일반적인 양상이 되기 시작했다.

IT업계 ‘강력한 종합IT위주로 지각변동 진행중

IBM이 HW사업부(STG)와 SW사업부(SWG)를 통합한 것도 이같은 흐름을 반영한 IT업체들에 대해 단순한 경쟁자라거나 즉흥적인 반응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대표적 사례로는 ▲VM웨어와 클라우드컴퓨팅의 급성장 ▲SAP의 사이베이스인수 ▲델의 주요 IT서비스업체 인수 ▲HP가 보여주는 주요SW 및 서비스확장과 인프라 융합 ▲시스코의 유니파이드 패브릭 및 유니파이드컴퓨팅시스템 등은 현재 IT에 지각변동이 진행중임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IBM최고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스티브 밀스는 STG와 SWG간 통합에 대해 “IT서비스 환경을 통합화,공고화하려는 움직임을 반영하는 다음 단계의 논리적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기업들에게 이같은 흐름은 기본적으로 엄청난 통합력을 발휘하는 강력한 거대기업과 거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들이 여전히 이 회사 저회사의 제품을 사들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진 반면, IT벤더들은 어떤 솔루션 간 결합이 최적이 될지에 대해 더욱더 신경쓸 수 밖에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