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는 월드컵 독점으로 무엇을 얻었나?

방송사 이미지는 '+', 재무상태는 '-'

일반입력 :2010/07/23 16:11    수정: 2010/07/23 17:18

경쟁사, 정부기관과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단독중계를 강행했던 SBS가 얻고 잃은 것은 무엇일까.

23일 남아공 월드컵을 단독중계했던 SBS(대표 우원길)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결국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과징금은 19억7천만원이다. KBS·MBC의 손해배상청구소송까지 삼중고다.

월드컵 이전만 해도 SBS의 단독중계에 대해 내외에서 우려가 많았다. 과연 얼마나 잘 해내겠느냐는 우려가 대부분.

하지만 월드컵이 종료된 시점에서 이같은 우려는 기우로 나타났다. SBS의 중계에 대해서도 일부 해설진에 대한 논란이 일어난 점을 제외하면 특별한 불만이 제기되지는 않았다. 특집 프로그램 편성에서도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다.

만족할 만한 중계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그동안 MBC가 우위를 점해오던 스포츠중계방송 분야에서 그에 못지않다는 점을 증명한 셈이다.

월드컵 경기와 동시간대에 타 방송사 프로그램이 평소처럼 방영돼 채널선택권을 넓혔다는 점도 단독중계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었다. 향후 2016년까지 열릴 올림픽, 월드컵의 경우도 단독중계를 할 수 있는 경험을 쌓았다는 점도 얻은 점이다.

■중계능력 증명으로 이미지는 상승, 재무상태는 '불안'

방송사 SBS가 이미지와 경험을 얻었지만 ‘주식회사 SBS’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방통위에 SBS가 보고한 바에 의하면 월드컵 단독중계에 따른 수익은 9억6천만원 흑자다. 여기에 방통위 과징금 19억7천만원을 합치면 10억원 미만의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이는 아직 확정된 결과는 아닌 계약금만을 놓고 계산한 것이다.

(주)SBS는 지주회사인 SBS미디어홀딩스의 자회사다. 방통위에 보고된 결산내용은 SBS홀딩스와 자회사 전체를 합쳐 계산한 것으로 사실상의 수익은 유통을 담당한 SBS콘텐츠허브와 케이블채널 SBS플러스가 더 거뒀다.

방송사 SBS는 중계권료와 제작비용, 광고판매대행 수수료, 부대비용 등에 방통위 과징금도 떠안게 된다.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의 월드컵관련 광고매출이 733억원이지만 수수료 10%가량을 제외하면 1천억원이 넘는 총투입비용을 메우는 것은 어렵다. 뉴미디어 재판매 수익도 SBS콘텐츠허브가 가져간다.

SBS 관계자는 “방송사 이미지상으로는 이익이었는지 몰라도 지주회사 구조상 재무적으로는 상당한 적자가 예상된다”라며 “아직 최종 결산이 나온 것이 아닌 계약금을 바탕으로 한 결과지만 적자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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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KBS, MBC와의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는 점도 잃은 점이다. 향후 아시안게임, 아시안컵 등 국제 스포츠 중계에서 SBS를 배제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과거 KBS와 MBC가 SBS를 중계협상에서 따돌려온 전례가 또다시 반복될 수 있다.

게다가 3사간 관계가 앙숙으로 굳어질 경우 뉴미디어와의 대치구도에서 과거와 같은 '지상파 뭉치기'는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