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잡스 “아이폰4 출시 한국 제외”…KT ‘고민’

일반입력 :2010/07/17 05:08    수정: 2010/07/17 18:30

김태정 기자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오는 30일 아이폰4 출시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아이폰4 불량 사태와 맞물려 KT, SK텔레콤, 삼성전자 등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잡스 CEO는 16일(현지시간) 아이폰4 수신 결함 관련 간담회를 열고 “우리는 오는 30일 한국을 제외한 17개국에 아이폰4를 출시할 것(Also on July 30th, we're going to bring the iPhone to 17 more countries, with the omission of South Korea)”이라고 밝혔다.

잡스는 당초 예고했던 아이폰4 2차 발매 18개국 중에서 한국만 쏙 빼버린 것이다. 이유는 한국 정부의 허가 절차 문제라고만 짤막히 설명했다. 결국, 아이폰4는 이른바 ‘담달폰(출시가 다음 달로 미뤄진다는 뜻)’이 됐다. 국내 애플 매니아들의 기다림이 더 길어졌다.

이와 관련 아이폰4 출시를 준비 중인 KT가 애플과 진행한 구체적 논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동안 KT는 이달 말 아이폰4 국내 출시를 예상해왔고, 일부 대리점들은 예약판매까지 진행했다. 이번 잡스의 발표로 국내 소비자 혼란이 우려되는 이유다.

표현명 KT 사장은 “오는 19일 아이폰4 출시와 관련한 입장 설명이 있을 것”이라며 “아이폰4를 출시한다는 기존 입장은 그대로다”고 밝혔다.

업계는 아이폰4를 기다려온 국내 이용자 중 적잖은 수가 다른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제기한다.

한 관계자는 “아이폰4 상륙전 시장 지분을 최대한 늘리려 한 경쟁사들이 시간을 벌게 됐다”며 “애플 매니아들을 끌어 올 전략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웃음이 나올 상황이다. 갤럭시S(삼성전자), 베가(팬택) 등 아이폰의 경쟁 제품 대부분을 유통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올인원55(월 5만5천원) 이상 요금제 가입자 대상으로 무선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시행을 예고하는 등 가입자 확보에 공격성을 더했다. 아이폰4 출시 연기는 이런 가운데 나온 소식이다.

이와 함께 아이폰4 출시 압박을 피할 명분도 생겼다. 안테나 결함 제품이기에 도입이 힘들다는 입장을 내세울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뜻이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간담회서 애플과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무조건 아이폰을 들여오지는 않겠다며 새 휴대폰을 중고로 바꿔주는 애플의 사후 서비스 정책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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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4 수신 결함, 잡스 CEO의 늦은 대응 등으로 애플 매니아들의 충성도가 떨어질 것을 기대하는 경쟁사 분위기도 감지됐다. 그동안 애플에 눌려왔던 설움을 한번에 폭발시키겠다는 기세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경우 최근 간담회서 잡스를 존경하고 아이폰3GS의 혁신성도 인정하지만 아이폰4는 사람과 호흡하지 못하는 '딱딱한 기계'일 뿐이라고 혹평,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