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SK텔레콤이 아이폰4, 갤럭시S 등 하드웨어에 기반한 스마트폰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가운데, 3위 사업자인 통합LG텔레콤이 '유무선 통합 요금제'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는 3G(IMT-2000) 사업을 포기해 2G망에서 신규 스마트폰을 확보하기 어려운 경쟁환경을 저렴한 요금제로 돌파구를 삼겠다는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KT와 SK텔레콤도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기존의 유무선 개별 상품보다 할인폭이 큰 유무선 통합 요금제를 내놓고 있어, 통합LG텔레콤의 요금제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통합LG텔레콤은 15일 서울 남대문로 본사 이전을 기념해 간담회를 열고 새 요금제인 '온국민 yo'와 '오즈 070'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유선과 무선을 통합 할인해주는 ‘온국민 yo’ 요금제는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IPTV 등 가족들이 사용하는 상품을 합산해 9만원, 12만원, 15만원 등으로 설정하면, 그 두 배에 달하는 무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12만원제 요금제라면 24만원치 사용이 가능하다. 25만원어치를 썼다면 설정금액인 12만원에 1만원만 추가로 내면 된다.
'OZ 070' 요금은 휴대폰 단말기 하나로 이동통신망과 와이파이(Wi-Fi)망에서 모두 통화가 가능한 모바일 VoIP(인터넷전화) 서비스다. 이동통신망에서는 10초당 18원, 와이파이망에서는 인터넷전화 요금인 10초당 11.7원이 적용된다. 가입자끼리 통화하는 망내통화는 무료다.
■통합LGT, 유무선 결합할인이 히든카드?
이날 이상철 통합LG텔레콤 부회장은 “새 요금제를 통해 국가적으로 연 3조7천억원 통신비 절감이 예상된다”며 “최대한 많은 고객들이 우리 요금제를 쓰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장의 영업이익 감소는 각오하겠다”며 신규 요금제를 통한 가입자 유치에 거는 기대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소비자와 업계는 다른 시각도 드러낸다. 가계통신비 절감은 통신서비스가 존재하는 한 언제나 유효한 화두이지만 현재의 통신트렌드는 요금절감보다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과 '와이파이'다.
또 필요한 서비스를 제값내고 편리하게 쓰기를 원하는 것이 이용자들의 욕구다. 유무선 통합에 따른 결합할인은 받아야 할 당연한 가치일 뿐, 통신서비스의 주류로 분류하기에는 무게감이 적다는 분석이다.
이미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유무선 결합할인 판매를 하고 있고, 2위 사업자인 KT는 이날 가족단위 할인 요금제를 유선에 이어 무선까지 확대한 데 이어 7월말에는 유무선을 통합한 가족단위 할인제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유무선 통합할인은 All-IP로 망이 단일화 및 고도화 되면서 통신사가 당연히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가치이고, N스크린 서비스와 같이 유무선 통합망을 활용해 누가 더 편리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의 경쟁이 이슈라며 LTE로 경쟁환경 여건이 갖춰질 때까지 통합LG텔레콤이 시간을 벌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통합LG텔레콤은 올 연말께 LTE 기반의 시험서비스를 테스트할 것으로 전해졌다.
■KT-SK텔레콤, 통합LG텔레콤 발표에 '글쎄…'
이날 강문석 통합LG텔레콤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3위 사업자인 우리가 경쟁력 확대를 위해 철저히 준비한 전략을 꺼냈다”며 “경쟁사에서 이를 따라오려면 상당한 출혈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통합LG텔레콤이 사명변경과 사옥이전 등을 계기로 새 요금제를 야심차게 내놓았지만, KT와 SK텔레콤 등 선발사업자들은 통합LG텔레콤 발표에 시큰둥한 표정이다.
오히려 방통위가 이통3사의 마케팅비 상한선을 매출의 20%(올해 22%)로 제한한 행정지도를 고려한 행보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일례로, 이날 통합LG텔레콤은 'OZ 070' 요금제를 모바일 인터넷전화 서비스로 포장(?)했지만, 반년 앞서 KT가 내놓은 FMC(Fixed Mobile Convergence, 유무선 통합)나 SK텔레콤의 FMS(Fixed Mobile Substitution, 유무선 대체) 서비스와 큰 차별성은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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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서비스 모두 휴대폰 하나로 이동통신망에서는 이동전화 요금을, 와이파이망(SK텔레콤의 FMS는 T존)에서는 인터넷전화 요금이 부과되는 서비스다. 오히려 KT의 FMC 서비스는 앞서 출시한 터라 쇼옴니아 등 지원단말이 7종(5월말 현재, 올 연말까지 20여종)에 이르고, SK텔레콤의 FMS는 단말 교체없이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FMC 서비스인 OZ 070은 개인용 시장보다 기업용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KT와 SK텔레콤이 모바일 오피스 시장에 먼저 뛰어들어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