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을 확보하라"…통신장비업계 '골머리'

통신시장 호재에도 부품부족으로 장비생산 차질

일반입력 :2010/06/09 15:41

지난해 미국 경기위기의 후폭풍이 거세다. 부품업체들이 경기침체를 대비해 생산량을 낮추면서 통신장비 업체들이 부품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통신장비업체의 물품확보전이 치열하다. 부족한 부품도 기본적인 부품소자 들이어서 분야를 막론한 부족현상이 빚어졌다.

국내의 한 외국계 통신장비업체 관계자는 “최근 본사에서 부품부족현상에 대한 공문이 날아왔다”라며 “딜리버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경영전략을 수정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한 회사에 그친 것이 아니라 전체 외국계 기업들이 겪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통신회사들이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한 가운데 장비업체들은 부품부족에 곤란을 겪는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알카텔-루슨트와 에릭슨이 대표적인 피해자로 언급됐다.

현재 세계적으로 통신시장은 전환기를 맞았다. 스마트폰 보급 급증탓에 기존 설비로는 폭증한 데이터 트래픽을 감당하기 어려워져 용량확대가 지상과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4세대(4G) 이동통신으로의 업그레이드도 설비투자를 촉발시켰다.

이동통신사들은 대대적인 설비 투자에 나섰다. 네트워크 용량 확대, HSPA+와 LTE 장비도입 등을 공언했다.

이같은 시장호재 속에 경기침체와 상관없이 통신장비시장의 수요는 줄지 않았다. 통신장비업체로서는10년만의 기회다. 하지만 부품부족 때문에 장비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모처럼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까 고심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비용상승 부담도 문제다. 부품의 수요·공급이 엇박자를 내면서 단가가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부품공수를 위한 딜리버리 문제도 발생했다. 빠른 공수를 위해 선박이 아닌 항공운수를 이용하면서 운송비용이 상승했다.

한국도 이같은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스코, 노키아지멘스, 알카텔-루슨트, 에릭슨 등 외국계 통신장비업체들이 타격을 입었다.

한편으로 화웨이는 자유로운 모습이다. 대부분의 장비를 중국 내에서 수급하는 덕에 서구권에서 벌어진 물품부족현상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관련기사

부품부족현상에 따라 미국과 유럽계 회사들은 여러 대응책을 내놨다.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추가 부품 공급원을 확보하고, 제품의 디자인을 바꿔 부품소비를 최소화하는 등의 방법이 동원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제품 생산 시 부품을 적게 사용하더라도 품질에는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다”라며 “적어도 올 3분기 정도면 부품 부족 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