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구글이 내놓은 오픈소스 동영상 재생기술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 파이어폭스, 오페라소프트웨어가 구글 기술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과 대비된다.
더레지스터 등 외신들은 20일(현지시간) 애플이 구글 VP8 코덱을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VP8은 구글에 인수된 온2테크놀로지가 만든 동영상 처리기술이다. 유료 기술이었지만 구글은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애플을 제외한 웹브라우저 업체들은 즉각 호응했다. 모질라 파이어폭스, 오페라소프트웨어 오페라, MS IE9가 구글 기술을 채택한다고 밝혔다. 이들 브라우저로 플래시 없이 VP8 기반 동영상을 볼 수 있다.
현재 애플은 VP8 도입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다. 외신들은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SW개발자 크리스 블로와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힌트를 얻은 듯하다.
블로는 잡스 CEO에게 이메일을 보내 "구글이 발표한 VP8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잡스 CEO는 회신에 웹사이트 주소 한 줄만 적어 보냈다. 사이트는 오픈소스 코덱 개발자 제이슨 가렛 글레이서가 VP8 코덱 성능을 기술적으로 분석해 기록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가렛 글레이서는 기술적인 평가와 함께 특허 침해 소지가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일부 외신들은 이를 근거로 애플이 VP8 코덱을 사용하지 않을 거라고 내다봤다. 잡스가 가렛 글레이서의 분석 결과를 보내준 이유는 해당 내용에 동의하거나 이를 비중있게 여겨서라고 판단한 것이다.
가렛 글레이서는 "VP8이 이전에 있었던 오픈소스 코덱 '오그 테오라'보다 데이터 압축율이 더 우수하지만 재생 속도는 (유료 기술인) H.264보다 훨씬 느리다"며 "사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환경에 적합하지 않고 조악하다"고 평했다.
구글은 VP8 코덱 성능을 개선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소스 진영이 그간 지지해온 오그 테오라보다 낫지만 H.264를 압도할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다.
가렛 글레이서는 또 "VP8은 H.264를 너무 많이 베껴서 제정신인 사람들이라면 속편히 쓸 수 없을 정도"라며 VP8코덱이 특허권 침해에 따른 법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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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사파리 브라우저는 H.264 코덱만 지원한다. 크롬과 IE9는 H.264와 VP8 코덱을 함께 지원한다. 향후 VP8기반 동영상 서비스가 늘어날 경우 크롬, IE9 브라우저가 볼 수 있는 동영상을 사파리에서는 못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애플은 아이패드 사파리 브라우저에 최적화된 언론, 공공, 엔터테인먼트 웹사이트를 모아 '아이패드 레디' 인증을 내주고 있다. 이들은 모두 H.264 코덱 기반 동영상 서비스를 지원한다. 향후 VP8 기반 동영상 지원 사이트가 늘어날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