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기반 동영상 서비스 '훌루'가 어도비 플래시 기반으로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웹표준 HTML5만으로는 협력사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기능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 애플 아이패드 출시로 HTML5기반 콘텐츠와 사이트가 늘어나는 업계 추세와는 다른 선택이어서 주목된다.
훌루는 NBC, 폭스, ABC 등 미 방송사 공동 소유로 미국내 TV방송, 영화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웹사이트다. 동영상 재생 기능은 HTML5기반이 아닌 어도비 플래시를 사용한다.
■훌루 "플래시, 구관이 명관"
훌루는 지난주 기존 플래시 기반 영상 재생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했다. 이전보다 25% 넓어진 화면을 보여주며 일부 기능이 추가됐다. 기능 가운데 하나는 사용자 인터넷 회선 상황에 따라 화질을 자동 조정해주는 기술이다. 실시간 동영상을 끊김 없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IT리뷰 블로그 사이트 핫하드웨어닷컴은 "새로운 훌루 플레이어는 '유연한 전송율 스트리밍' 기능을 지원한다"며 "이는 동영상 화질과 전송율을 바꿔가며 더 나은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유진 웨이 훌루 제품담당 부사장은 "훌루 플레이어는 단순한 실시간 동영상 재생기가 아니라 콘텐츠 보호, 광고실적 데이터 제공, 고화질영상 지원, 음량 자동 조정 등 일반사용자들에게 보일 필요가 없는 기능들이 포함돼 있다"며 "사업적 측면에서 이런 기능들은 중요하고 (콘텐츠 제휴사간) 계약상 필요하다"고 말했다.
HTML5가 기존 플래시 기반 훌루 플레이어를 대체할만한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웨이 부사장은 "HTML5 개발 현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으로서는 훌루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과 협력사들 요구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는 '눈치 살피기' 중
한편 국내 웹기반 콘텐츠 중심지인 주요 포털들은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동영상 서비스에 대해서 전향적인 계획을 내놓은 포털은 없다. 모바일 단말기 사용자나 웹 표준 이용환경에 대응하려는 모습이지만 플래시를 당장 HTML5 기반으로 대체하겠다는 정도는 아니다.
네이버는 지난달 플래시 사용을 줄이고 HTML5기반 사이트로 적극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점진적'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플래시 사용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은 향후 몇 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바꾸기에는 제약이 있다는 거다. 그나마 네이버는 지난달 말 플래시 기반 동영상 서비스를 중단했다.
다음은 모바일 전용 웹을 따로 만들어 서비스한다. 아이폰에서 동영상을 열면 플래시 대신 MP4 파일로 바꿔 보여준다. 플래시를 쓰진 않지만 HTML5와도 무관하다. 다음 관계자는 "플래시 사용이나 HTML5 도입과 관련된 사이트 개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네이트도 플래시를 대체할 기술은 나오지 않았다는 입장. 네이트 관계자는 "확실한 (플래시) 대체기술이 나오기 전까지 시장 변화 상황에 주목하고 있는 단계"라며 "플래시 사용이 제한되는 모바일 환경에는 전용 페이지를 만들어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TML5 기반 동영상 콘텐츠 증가세
그러나 전체적으로 HTML5기반 동영상 비중이 느는 추세다.
미디어 조사업체 '미피디아'가 CBS, ABC, 유튜브 등 유명 웹사이트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아이패드에서 볼 수 있는 동영상 비율이 지난 1월 기준 10%에서 이달 중순 26%로 늘어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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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등 애플 휴대용 기기들은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 대신 HTML5기반 동영상을 보여준다. 애플은 지난달부터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아이패드 레디' 사이트를 선정해 소개중이다.
HTML5기반 동영상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아이패드 레디 사이트는 CNN, 로이터,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내셔널 지오그래픽, 온라인 학술 강의 사이트 'TED', 그리고 미 정부 사이트 백악관 등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