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가 플래시를 지원하는 태블릿PC 2종을 공개했다.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태블릿에서도 플래시가 잘 돌아간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플래시를 가로막고 있는 애플을 향한 또 하나의 반박 메시지로 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5일(현지시간) 어도비가 두 태블릿PC에서 '어도비 통합 런타임(AIR)2' 플랫폼이 작동하는 것을 시연했다고 보도했다.
어도비가 시연한 태블릿중 하나는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제품이고 다른 하나는 델에서 현재 판매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7 OS기반 태블릿PC다.
어도비는 지난 3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해온 '웹2.0 엑스포'에 참가중이다.
AIR2.0은 풍부한 콘텐츠 제공이 가능하다는 데스크톱 환경의 강점과 쉽고 빠르게 접근 가능한 온라인의 강점을 결합한 RIA 런타임이다. AIR 기반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면 브라우저가 없어도 웹을 쓸 수 있게 된다. 에어 기반 SW를 데스크톱에 설치한 뒤 브라우저를 거치지 않고 내려받은 SW에서 웹을 이용할 수 있다.
미국 지디넷 블로그의 가렛 로저스는 "어도비가 선보인 안드로이드OS 기반 태블릿PC와 AIR가 시연을 통해 보여준 플래시 애플리케이션이 아주 매끄럽게 돌아가서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단순히 플래시를 지원할 뿐이 아니라 '의외로 잘 돌아가 놀랍다'는 반응이다.
어도비는 기존 AIR보다 성능과 호환성을 높인 AIR2를 개발중이다. 매트 로즌 어도비 대변인은 "AIR2는 서로다른 두 OS에서 돌아갈 수 있게 만들 계획"이라며 "시연한 영상은 사람들이 흥미로워할만한 초기 시험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어도비는 AIR2를 올연말 출시할 예정이다.
AIR2는 플래시가 다른 플랫폼에서 기술적 문제를 일으킨다는 비판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WSJ은 "어도비가 시연한 AIR2는 핵심 구성요소가운데 하나로 플래시를 포함한다"며 "이는 플래시에 대한 비판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고 보도했다.
애플 모바일 플랫폼에 플래시 지원 기능을 넣지 못한 것도 아쉬울 게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PC월드는 "플래시를 지원하는 아이폰, 아이패드는 잊으라"며 "어도비가 선보인 구글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플래시를 매끄럽게 지원한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달 아이폰OS 4버전을 내놓으며 개발약관을 고쳤다. 개발자들이 플래시기반 SW를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들지 못하게 한 것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플래시에 대한 단상'이라는 글을 공개하며 플래시에 신뢰성, 보안, 성능 등 기술적 결함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플래시를 사용하면 기기 전력이 낭비되고 PC용 마우스 사용 환경에 맞춰져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를 제대로 못 다루는 등 모바일 기기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국일간지 포브스 블로그는 "어도비가 선보인 태블릿PC는 시제품이라 안정성이 떨어지긴 했지만 유튜브와 ESPN에서 플래시 동영상을 잘 보여줬다"면서 "어도비는 제조사들이 빨리 플래시를 지원하는 태블릿PC를 출시해달라고 요청하는게 좋겠다"고 보도했다.
그 전에 아이패드 판매 기록을 갱신중인 애플이 사람들을 플래시 없는 웹에 익숙하게 만들어버리면 때는 늦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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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가 공개한 안드로이드OS 태블릿PC. 플래시 콘텐츠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