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어도비의 플래시을 맹비난했지만 오히려 어도비에게 보기좋게 당한 것 같다.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누가 봐도 조용하지만 잡스를 더욱 열받게 할 만한 방식의 수를 생각해 낸 것 같다. 그의 결정은 직원들에게 애플의 천적인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을 주기로 한 것.
씨넷은 1일 어도비의 내부사정에 밝은 사람들의 말을 인용, 샨타누 나라옌 어도비CEO가 직원들에게 플래시를 사용하는 안드로이드폰을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어도비는 이 계획에 따라 이달 중 열리는 구글I/O컨퍼런스에서 구글안드로이드폰을 위한 플래시를 시연할 계획이다. 또 내부적으로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는 분위기를 퍼뜨려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도비가 직원들에게 애플과 견원지간인 구글의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안드로이드폰을 무료로 지급하는 발상은 스티브 잡스의 시끄러운 방식에 조용하면서도 보기좋게 맞받아치는 모습을 느끼게 한다.
어도비가 어느 회사의 안드로이드폰을 준비해 제공할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직원들의 사기 앙양을 위해 내부적으로 안드로이드폰을 제공할 계획을 확정한 것만은 분명하다.
현재 어도비 내부에서는 HTC폰이나 넥서스원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과 어도비는 가능한 한 빨리 어도비의 최신 플래시 플레이어 10.1이 적용된 제품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어도비의 구글폰 지급 계획이 개발자에 한하는 것인지,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어도비는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전세계에 8천600명의 직원들을 거느리고 있다.
한편 구글은 이번 달에 열리는 구글I/O행사의 모든 참석자들에게 모토로라 드로이드나 넥서스원을 행사경품으로 제공하면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미 구글은 한달여 전에 열린 구글앱스 행사에 참가한 최고정보책임자(CIO)들에게 넥서스원을 무료로 돌린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주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책임자(CEO)는 홈페이지에 공개편지를 통해 어도비의 플래시 기능이 뒤떨어지는데다가 시대에 뒤진 낡은 기술이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스티브 잡스는 어도비의 플래시SW가 PC시대에 사용되는 낡은 것이며 버려야 할 유물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며 어도비에 대해 담을 쌓았다.
그는 또 어도비가 구글의 안드로이도폰에는 플래시를 이용해 완벽한 웹을 지원했으나 애플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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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어도비의 샨타누 나라옌 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정책은 멀티플랫폼 개방정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샨타누 CEO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아이폰 위상과 이 단말기에 플래시가 적용될 때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력을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에게 아이폰을 주는 방식으로 스티브 잡스와 정면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상대를 겨눈 것은 확실히 그의 우세승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