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T 싸움에 등 터진 사용자

쇼옴니아 각종 서비스 부족 ‘찬밥’

일반입력 :2010/04/25 18:13    수정: 2010/04/26 10:38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와 KT 간 불화의 불똥이 애꿎은 사용자들에게 튀었다. 특히 삼성전자가 만들어 KT가 유통하는 ‘쇼옴니아’ 사용자들은 서비스 사각지대에 몰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쇼옴니아 사용자들은 앱스토어 콘텐츠 부족, 낡은 운영체제(OS) 등으로 여전히 고충을 겪는 중이다.

■KT, 아이폰 사용자만 우대 논란

KT는 내달 해외로 떠날 ‘와이파이 로밍’ 체험단을 모집하면서 대상을 아이폰 사용자로만 제한했다. 쇼옴니아를 비롯한 다른 KT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지원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쇼옴니아 사용자들은 “쇼옴니아도 KT 스마트폰인데 해도 너무한다”며 “KT가 대놓고 아이폰만 편애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앱스토어 정책에 있어서도 쇼옴니아 사용자들은 차별을 말한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쇼앱스토어에 오른 콘텐츠는 이달 현재 1천500여개에 수준이다. 3만5천여개 콘텐츠를 확보한 SK텔레콤 T앱스토어와 비교해 초라한 성적표다.

쇼앱스토어 부진은 쇼옴니아 사용자 수가 적기 때문이지만, KT의 육성 정책이 부족했다는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KT가 삼성전자와의 불편한 관계를 의식, 쇼앱스토어를 등한시 했다는 정황이다.

실제 KT는 아이폰 사용자 대상으로 콘텐츠 공모전, 앱스토어 이용법 강의 등을 열었지만 쇼앱스토어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KT 관계자는 “아이폰의 무선 인터넷 사용량이 다른 스마트폰보다 월등히 높다보니 신경을 더 쓴 것”이라며 “쇼옴니아도 국내 특화 콘텐츠를 내세워 키울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삼성, 쇼옴니아 아버지 역할 거부?

삼성전자는 올 들어 계속 쇼옴니아 OS 업그레이드를 미루는 중이다. 쇼옴니아는 출시 2년이 지난 윈도모바일6.1 OS를 탑재, 최신 6.5 버전을 내세운 T옴니아, 오즈옴니아 등과 비교해 차별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월 삼성전자는 3월 중 업그레이드를 예고했으나 지키지 않고 이달로 미룬 상황이다. 이달 안에는 꼭 업그레이드가 있을 것이며, 막바지 테스트 중이라고 트위터에 최근 공지했다.

그동안의 업그레이드 지연 이유로 삼성전자는 기술적 문제를 내세웠지만 수긍 못하는 고객들이 적잖다. 기술적 문제보다는 KT와의 불화로 쇼옴니아 서비스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각종 인터넷 카페에 오르내린다. 지난해 KT가 아이폰을 들여와 인기몰이를 하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적잖이 타격받았다. 아이폰은 50만대 이상 팔리는 등 삼성전자 옴니아2 3종을 합친 것과 비슷한 성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소극적인 쇼옴니아 지원으로 KT에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는 것이 사용자들과 KT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최근 간담회서 “쇼옴니아는 삼성전자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다”라며 “감정을 갖고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고 삼성전자를 불편함 심기를 드러냈다.

또 “삼성전자는 SK텔레콤과 T옴니아만 열심히 팔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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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서 쇼옴니아 판매 성적은 바닥을 쳤다. 지난해 12월 출시 후 이달 현재까지 개통기준 사용자 4만여명 기록에 그쳤다. 비슷한 기간에 T옴니아2와 오즈옴니아는 합쳐서 사용자 50만여명을 확보했다.

삼성전자 측은 “KT와도 협력 관계를 잘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며 “하반기 출시 스마트폰에 대한 이통사 관련 계획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