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공정 위험성 다시 조사하겠다"

일반입력 :2010/04/15 17:08    수정: 2010/04/15 18:03

송주영 기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하던 직원이 백혈병으로 투명하다 사망하면서 도마위에 오른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정에 대한 위험성을 다시 조사하겠다며 수습에 나섰다.

최근 반도체사업장에서 근무하던 박지연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민사회단체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상황. 반도체 공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암 등 각종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학물질, X-선 등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15일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로 기흥 반도체 공장 견학 행사를 갖고 그동안 실시된 두 차례의 역학 조사, 컨설팅 외 국내외 공신력 있는 연구 기관, 학술 단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 재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결정한 초기단계다. 컨소시엄 구성은 학술기관 추천을 받아 진행된다. 조사업체에 대해선 유가족 추천도 받을 수 있단 입장도 설명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메모리담당 조수인 사장은 유가족이 공신력 있는 업체를 통해 조사하겠다면 이를 받아 들이겠다고 말했다.삼성전자는 언론사 견학 행사에서 5라인, S라인을 언론에 공개했으며 특히 5라인에 대해선 클린룸까지 보여줬다. 일하는 통로를 지나가는 형태의 '워킹라인 투어'에서 벗어나 원하는 언론사에겐 '서비스 라인', 배관시설까지 공개했다. 라인 견학에 앞서 진행된 질의, 응답시간엔 조수인 사장과 임원이 나와 국내외 기자 80여명 앞에서 모든 질문을 다 받는 등 비교적 성실한 태도로 임했다.

조 사장은 이번 행사에 대해 일각에서 반도체 생산라인의 근무환경에 대한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어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확한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처음으로 라인을 공개했는데 이를 기점으로 더 소통하고 열린 경영활동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 환경에 대한 의혹 제기 이후 지난 07, 08년 두차례에 걸쳐 한국산업안전공단 '반도체 근로자 역학조사'와 노동부 권고 '보건위험성평가 컨설팅' 등 조사에 협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선 벤젠이 미검출되는 등 '큰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결론났다. 이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측은 받아들이기 어렵단 입장이다. 지난해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선 포토공정에서 사용되는 포토 레지스터 성분 분석 결과 벤젠이 검출됐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조 사장은 국내외 분석전문기관들에 재확인결과 벤젠성분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을 뿐더러 공기 중에 노출되지 않아 건강에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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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근무환경에서 작업자가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방사선 설비의 안전장치인 인터락을 해체한 채 작업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인터락을 임의로 해체하면 설비의 전원이 자동적으로 차단되고 동시에 가동이 멈추게 돼 인체에 방사선이 노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서 기자들이 전문가가 아닌 탓에 삼성전자쪽에 제기된 모든 유혹을 풀 수 없고 유족측 이번 행사 참여 요청은 거부됐다. 삼성전자,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측에겐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가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