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형 LED KS 공청회 개최…조명업계 '뿔났다'

일반입력 :2010/04/14 19:04    수정: 2010/04/15 08:45

송주영 기자

14일 열린 5차 '직관형 LED램프 KS 표준안 공청회'는 고성이 오갈 정도로 LED 조명업계 다수 관계자와 표준제정 위원회 측이 대립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질의 응답중 절반 가량은 고성이 오갔다.

이날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기술표준원 대강당에서 직관형 LED KS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마련했다. 이번 공청회 방청석에선 '표준을 제정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국내 LED업계 다 망하겠다', '역겹다'는 등 극단적인 의견이 이곳 저곳서 들렸다.

분위기는 험악했다. 방청석에서는 부정적인 표현이 나올 때마다 박수와 시원하다는 폭소가 터져 나왔고 사회를 맡은 박인수 지경부 기술표준원 과장은 들뜬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하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질의는 공청회 마감 예정 시간이었던 오후 4시를 훌쩍 넘겨 오후 5시가 다 돼서야 끝났지만 기표원이 의도한 실제 표준안 제정에 대한 의견은 소수에 불과했다.

■표준안, 형광등 호환 가능 LED조명 중심

기표원이 마련한 표준안은 G13 LED램프 전원방식은 형광등과 호환이 가능한 LED 램프에 대한 것이었다. 형광등과 호환이 되지 않은 LED 전용 방식인 직결형에 대한 내용이 빠지자 업체 관계자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기표원 입장은 현재 상황에선 형광등기구와 호환이 되는 램프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이에 대한 KS표준안을 먼저 마련하는 것이 순서란 것이다. 이외 호환이 안되는 LED 램프에 대해선 순차적으로 필요에 따라 표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내용이 공청회에 참석한 LED업계를 만족시키진 못했다. 한 방청객은 공청회 참석 패널 자질을 걸고 넘어질 정도로 상황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한 방청객은 "LED는 정부 녹색 기조에 맞춰 육성하고 있다"며 "형광램프용 안정기를 사용하면 LED 효율이 떨어지는데 안정기가 필요 없는 LED에 대한 표준안이 마련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또 다른 방청객은 "형광램프를 사용하는 곳은 국내, 일본을 비롯해 전세계 조명 시장 10% 가량 뿐인 것으로 안다"며 "10% 시장을 겨냥해 열심히 노력하기보다는 90% 시장을 보고 LED 고유 특성을 잘 반영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도 했다.

■"LED 직결형, 녹색성장 측면에서 이득" 주장

이에 대해 기표원은 국내 시장 문제를 들었다. 기표원에 따르면 국내 조명시장은 수량 기준으로 4억개 가량이다. LED조명 평균가를 5만원 가량으로 잡으면 시장 규모는 20조원 수준이다. 향후 LED 가격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시장 규모는 10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박 과장은 "시장에서 투입될 수 있는 자본규모가 얼마나 될까를 고민했다"며 "최소한 10년 이상은 형광등과 LED조명이 공존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박 과장은 "바로 LED조명으로 갈 수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공존기간이 필요하다면 정부 차원에서 에너지 절감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고려해 공존하는 환경을 염두에 두고 호환형이 LED조명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안정기가 쓰일 경우 안정기 문제를 LED조명 업체가 책임져야 하냐는 문제도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선 표준 제정에 참여한 표준기술연구회 패널들도 답을 내놓진 못했다.

업계 대표 패널로 참여한 박현주 효선전기 대표는 "안정기 책임 소재 문제는 표준 제정 과정에서 다들 문제를 인지했다"며 "좋은 의견이 있으면 달라"고 말했다. 아직 표준안 제정 초기인 만큼 협의를 해나가자는 취지다.

■기표원 "표준안 논의과정 지속할 것"

LED조명 표준안은 지난해 1월 1차로 기존 형광램프용 G13 베이스를 호환 사용할 수 있도록 KS제정 요청이 이뤄지면서 마련과정에 착수했다.

지난해 7월엔 업계 자율적 표준 추진을 위한 G13베이스 관련업계가 참여하는 'LED 형광램프 협의체'도 구성됐다.'지난해 1, 2차에 걸친 검증시험이 있었고 지난달엔 3차 검증시험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표준안과 관련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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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과장은 공청회 끝인사로 "이번 표준안 공표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표준안은 2개월 가량 예고 기간을 거치고 고시될 예정이다. 개발 제품 대상 최종 안전 검증 시험도 거칠 예정이다.

기표원은 이후 공청회도 다시 개최할 계획이다. 박 과장은 "(표준안에) 직결형 내용이 빠졌는데 업계에서 표준화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면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논의하겠다"며 "산업을 만들고 시장을 만들 수 있는 관점에서 노력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