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게 양보할 지분은 전혀 없다는 의지가 진하게 묻어나왔다. 애플의 교주 스티브 잡스가 선보인 차기 아이폰 발표 얘기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본사에서 아이폰 운영체제(OS) 4.0 버전을 언론에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아이폰 OS 4.0’의 핵심은 ‘멀티태스킹’이다. PC에서와 같이 여러 응용프로그램을 함께 실행할 수 있는 것. 예컨대 내비게이션 음성안내와 함께 음악 혹은 비디오를 동시에 감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제까지의 아이폰은 멀티태스킹 기능 부재가 약점으로 꼽혔다. 아이폰이 아무리 잘 만들어졌어도 PC에는 멀었다는 소리가 나온 이유다. 구글은 이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직접 만든 모바일 OS에 멀티태스킹 기능을 탑재, 집중 홍보해왔다. 스마트폰이 PC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아이폰이 아닌 안드로이드가 필요하다는 논리도 강하게 내세웠다.
이 같은 전략은 어느 정도 먹혀들었다. 시장조사기관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내 스마트폰 OS 중 안드로이드 점유율은 9%로 나타났다. 석 달간 5.2%포인트 늘어난 결과다.
같은 기간 아이폰 OS 점유율은 0.1%포인트 감소, 25.5%를 기록했다. 감소폭이 매우 적지만 아이폰 열풍이 식었다는 분석이 있었다.
씨넷 등 외신들에 따르면 잡스 CEO는 구글의 반란(?)을 조기 진압할 궁리에 몰두해왔다.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등 휴대폰 제조 공룡들이 구글과 손을 잡으면서 다급해진 더 다급해졌다.
급기야 잡스 CEO는 최근 안드로이드폰 제조사인 대만 HTC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날렸다. 최근 잡스 CEO가 에릭 슈미트 구글 CEO와 ‘커피숍 회동’을 갖는 장면이 포착됐지만 화해는 아직 멀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실 잡스 CEO 입장에서는 휴대폰 제조사 및 사용자들과 모바일 OS의 모든 것을 공유하겠다며 시장 공략에 나선 구글이 타도할 대상일 수밖에 없다.
세간에서 애플이 PC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에 밀려버린 과거사를 구글과 연계해 들추는 것도 잡스 CEO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애플은 1980년대에 자사 하드웨어에서만 돌릴 수 있는 폐쇄적 OS 전략을 펼쳤고, 결과는 참담했다. 호환성을 내세운 MS와 IBM의 협공에 제대로 걸렸다.
2010년인 지금도 애플은 ‘아이폰 OS’는 자사가 만든 ‘아이폰’에만 탑재하도록 했고, 구글은 과거의 MS-IBM처럼 개방을 내세웠다. 잡스 CEO는 어떻게든 안드로이드 죽이기에 나서야 할 전황이다.
보너스도 있다. 잡스 CEO는 이번 ‘아이폰 OS 4.0’에 모바일 광고 기능 ‘아이애드’를 탑재했다. 개발자가 올린 애플리케이션에 광고를 넣어 수익을 챙기겠다는 것. 구글의 모바일 검색광고를 걷어차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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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CEO는 “기존 모바일에서는 검색과 광고가 제대로 지원되지 않았다”며 “(애플이) 이번에 공식 존재하는 모바일 운영체제 중 가장 발전한 모델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앵글을 돌려 보면 안드로이드는 떨어지는 OS이며, 아이폰 OS 4.0이 최고라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