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막말 방송 퇴출”…방송사 ‘끄덕’

일반입력 :2010/03/11 16:30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사의 대표들이 막말, 막장 방송 퇴출을 또 결의했다. 이번에는 탁상공론 비판을 면할지 주목된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11일 방송업계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막말, 막장 방송이 만연해 있다”며 “방송사들이 방송프로그램을 고품격으로 만드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일각에서는 음담패설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며 “재미있으면서도 저질스럽지 않아야 진짜 재미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말장난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이나 배려 속에서 국민들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최시중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방송사 대표들은 깊은 동감을 표했다.

김인규 KBS 사장은 “다음달 공공성확보, 선정성 배제를 주축으로 하는 프로그램 개편이 예정돼 있다”며 “이때 선정성 배제를 위한 7개 조항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는 3월 초 현재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초안까지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철 MBC 사장은 “일본 특파원 시절을 떠올려 보면 세계 어디서도 우리만큼 막말, 막장 방송이 심한 곳이 없다”며 “MBC에 문제가 있었다면 더욱 더 품격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방송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우원길 SBS 사장은 “막말 방송으로 지적받는 드라마는 앞당겨 종영하기로 결정했다”며 “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블TV업계 대표들도 공감을 표했다. 이들은 콘텐츠 자체제작이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해주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변동식 CJ미디어 사장은 “CJ미디어는 19금 방송은 작년부터 전혀 하지 않는다”며 “선정성이 없어도 양질 콘텐츠라면 좋은 시청률 거둘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 사장은 “광고가 케이블PP사 수익의 80%를 차지하는 구조 때문에 지상파 콘텐츠만 수급해 쉽게 돈을 벌려고 한다”며 “품격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수익을 더 많이 거둘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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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진 MBN 전무이사는 “변동식 사장의 발언에 공감한다”며 “PP들이 오래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재방송함으로써 범죄나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버젓이 출연하는 현상이 빚어진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막말방송, 막장드라마 퇴출을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협조해 방송언어 가이드라인을 개발, 보급하고, 심의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방송사 대표자들은 막말방송에 대한 자체심의를 강화하고 제작자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