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 초슬림 3D 디카 개발…삼성과 협력 논의

신제품, 반려동물 인식·자동회전 GUI 눈길…삼성전자와 3D 관련 협업관계 논의 진행

일반입력 :2010/03/10 18:13    수정: 2010/03/10 18:33

류준영 기자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한국후지필름(대표 이창균)이 최종 주자로 2010년 신제품라인업을 소개함에 따라, 주요 비주얼이미징기업들의 올해 전략제품 보따리가 모두 풀어졌다.

한국후지필름은 올해도 DSLR카메라 시장 신규진출을 미뤘으나, 타사 대비 고배율 줌인 30배줌 하이엔드 카메라(모델명: 파인픽스 HS10)를 필두로, 고급형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점유율을 10%(작년 5%)대로 높일 수 있는 플래그십 모델(모델명: Z700 EXR)을 주력모델로 전진배치했다.

올해 기대되는 전체 200만대(콤팩트 디지털카메라 부문) 규모 국내시장에서 160만대의 수요를 이끌어낼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더더욱 주목되는 것은 이 회사의 카메라 라인업 중 3차원(D) 디지털카메라에 관한 것이다. 후지필름은 전 세계 최초로 3D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모델명: 3D W1)을 내놔 관심을 이끈 바 있다.

초슬림 3D 디지털카메라 연구개발…삼성전자와 물밑협상도 진행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품발표회에서 마츠모토 마사타케 전자영상사업부 영업본부장은 “3D 촬영방식은 두 개의 렌즈가 일정 간격에서 촬영하므로 카메라의 가로 사이즈가 클 수 밖에 없었으나 렌즈를 하나로 합칠 경우 좀더 얇은 디지털카메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대를 낮춘 초슬림 3D 디지털카메라를 현재 연구·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마츠모토 본부장은 “자회사 ‘후지노렌즈’의 렌즈생산력을 토대로 삼성전자와 3D TV와 카메라 부문에서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상호간 기술협력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이 최근 하이브리드 카메라(모델명: NX10)과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전례 없던 카메라 라인업을 펼쳐 보이며, 시장공략의 수위를 이전보다 한층 높이고 있다. 또 삼성전자와 합병되면서 두 회사간 시너지 효과를 위해 주력 TV사업인 3D TV 사업부와의 연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3D 입체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와 이를 재생해 볼 수 있는 3D TV 등 디지털카메라 시장서 제작년부터 불어닥친 주요 상품기획 테마인 ‘제품간 콘텐츠 연동’을 고려할 때, 또 나아가 자체 렌즈 생산력이 없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후지필름이나 다른 일본제조사의 전략적 제휴 시나리오를 충분히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전제 아래, 3D 기술 선두에 선 후지필름과 손을 맞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했다. ■2010년 라인업의 다른점

이창균 한국후지필름 대표는 이날 타사와 구별된 제품포인트를 누차 강조하며, 신제품 알리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이 대표는 먼저, 하이엔드 카메라 신제품(모델명: HS10)의 광각 수동식 ‘30배줌’을 최고 기술로 꼽았다. '화소가 아닌 렌즈'가 이 회사가 새롭게 명시한 제품 경쟁요소다.

현재 시판되는 하이엔드 카메라의 경우 26배줌이 최상이다. 4배줌 정도의 차이를 보인 것. 다만, 수동식 렌즈 때문에 타사 제품보다 크기가 좀더 커졌다.

한국후지필름 전훈 대리는 “하이엔드 카메라에서 수동과 자동을 동시에 지원하는 카메라는 후지필름이 유일하다”라며 “사용자의 촬영 취향에 맞춰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동식 렌즈는 자동식 촬영에서 혹 생길 수 있는 오류를 줄일 수 있어 프로급 사진가들이 즐겨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가로로만 촬영 가능했던 파노라마 기능을 위아래 촬영도 가능하도록 설계해 높은 탑이나 빌딩을 한 장의 사진에 모두 담을 수 있다.

아울러 공원에서 촬영할 경우 지나가는 사람들 때문에 피사체의 촬영이 쉽지 않을 때 ‘모션 리무버’ 기능을 사용하면 움직이는 사람이나 사물을 사진에서 모두 삭제시켜, 렌즈에 들어온 촬영 대상만을 기록할 수 있다.

또 물체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멀티 모션 캡쳐’ 기능은 5장의 사진을 연속 촬영해 한 장의 사진 속에 편집하는 기술을 통해 완성했다.

이와 함께 소개된 콤팩트 디카 'F시리즈(모델명: F80 EXR)'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을 겨냥한 기능을 넣어 눈길을 끌었다.

이 제품엔 강아지와 고양이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 있어 애완동물의 정면 촬영이 간편하다. 이 같은 기능은 동종업체인 펜탁스에서도 지원하고 있으나 자동으로 정면 사진을 잡아내고, 10마리의 동물을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은 후지필름만이 지원하고 있다.

'Z시리즈(모델명: Z700 EXR, Z70)'는 화면자동회전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를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카메라의 찍는 방향이 세로일 경우 촬영 매뉴가 세로로 재배치되는 식이다. 또 ‘원 터치 웹 업로드’ 기능을 통해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사진을 업로드 할 수 있다.

■유통망 확충이 관건

올해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시장 10% 목표 점유율을 달성하기 위해 한국후지필름의 당면 과제는 유통망의 확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직영대리점을 모두 철수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국후지필름 유통채널영업 책임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직영점 영업을 작년에 모두 접었다”고 말했다.

이어 발표회 직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엔 오프라인 매장 별로 각기 다른 제품가격문제가 거론되기도 했다.

이창균 대표는 상기된 목소리로 “매장 별로 가격지도는 꾸준히 벌이고 있으나 각 매장 별로 제품가격을 “올려라 내려라” 할 수 있는 입장은 못되며, 이럴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뢰할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구매를 위해선 대형할인매장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일 것이라고 넌지시 전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후지필름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판매비율은 6대 4 정도로 나뉜다. 타사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 판매비율이 꽤 높게 나타난 편이다. 그렇기에 한국후지필름은 채널정책에 대한 쇄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니콘과 캐논, 삼성디지털이미징, 올림푸스 등 대부분 비주얼이미징 제조사가 진행하고 있는 TV홈쇼핑 부문 판매전략도 한국후지필름은 고려치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V홈쇼핑 측이 요구한 이윤을 때주면 남는 게 없다”는 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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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책임자는 “전국 하이마트 270여개 점과 110여개 E마트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판매채널을 다각도로 넓혀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공개된 신제품들의 특징을 사진으로 나열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