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더와 디카, 윈윈 가능한가?

일반입력 :2010/02/21 13:32

남혜현 기자

'풀HD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디지털 카메라와 '1천200만 화소 정지화면'을 찍는 캠코더는 어떤 관계일까?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의 기능이 일정부분 겹치면서 캠코더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일명 ‘똑딱이 카메라’로 고화질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면 굳이 비싼 돈 들여 캠코더를 살 필요 있느냐는 얘기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가 디지털카메라가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강화하더라도 캠코더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논리를 들고 나왔다.

제품을 사용하는 이용자층이 다르다는 게 그 첫번째 이유다. 디지털카메라 사용층이 전 영역에 고루 분포된 것과는 달리 캠코더는 어린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특히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18일 신제품 핸디캠 11종을 선보인 소니코리아는 “가정에 아이가 있는 경우 동영상에 대한 욕구가 크다”면서 “일반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도 많지만 영상으로 기록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캠코더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캠코더 고유기능을 강화해 관련 시장을 유지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소니코리아 핸디캠 프로덕트 매니저 홍수진 대리는 각 제품마다 고유 영역이 있기 때문에 동영상 촬영만큼은 다른 카메라가 핸디캠의 품질을 따라 올 수 없다면서 한국 캠코더 시장에서 소니 점유율이 절반에 가까운 만큼 신제품 출시를 통해 그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요코리아 이병두 대리는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은 화질이나 해상도 부분에서 한계가 있다면서 같은 풀HD 해상도라 하더라도 캠코더가 60에서 30프레임을 지원하는 것에 비해 콤팩트카메라는 16에서 24프레임을 지원해 부드러운 감이 떨어진다고 언급했다.

용량도 캠코더와 디지털카메라간 차이점으로 꼽힌다. 그는 캠코더는 내재한 배터리용량이나 메모리 용량을 전부 동영상에 할애할 수 있지만 DSLR 카메라는 그렇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카메라의 동영상 압축율도 캠코더보다 낮아 미디어 기기로 옮기는 시간도 3배 정도 더 걸린다는 설명이다.

캠코더 시장을 바라보는 카메라 업계 반응도 대체로 비슷하다. 오히려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간 기능 겹침이 전체 카메라 시장 활성화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니콘이미징코리아 김동국 과장은 디지털카메라에 동영상 기능을 탑재한 것이 캠코더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 시장이 위축될 정도로 장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예전에는 캠코더가 부피가 크고 6미리 테이프를 사용해 활용하기 쉽지 않았다면서 최근 콤팩트카메라에서도 동영상 촬영이 캠코더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가능해지다보니 블로그 같은 소셜네트워크에 동영상을 올리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디지털카메라에 동영상 기능이 탑재되면서 사용자 입장에서는 영상촬영이라는 장르가 더 친숙한 것이 됐다는 뜻이다.

그는 영상에 대한 관심 확대가 디지털 카메라를 넘어 캠코더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UCC 등 더 재밌는 콘텐츠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 프로서포터부서에서 근무하는 이상준씨는 니콘이 곧 출시할 디지털카메라(제품명 P100)의 경우 동영상을 초당 30프레임까지 지원하며 4시간45분까지 촬영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일반적으로 캠코더가 디지털카메라보다 심도가 깊기 때문에 동영상 촬영에 더 유리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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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코리아 관계자는 캠코더는 대부분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선호한다면서 DSLR 카메라를 이용해 동영상을 촬영하는 사람들은 주로 여러가지 렌즈를 교체하며 다양한 효과를 내는 프로 사진가라고 말했다. 광각 효과를 내기 위한 캠코더용 어안렌즈가 최대 1억원 정도로 고가인데 비해 상대적으로 DSLR카메라 렌즈가 저렴해 적은 비용으로 여러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고사양 캠코더의 경우 동영상 촬영 기능에 특화돼 있고 다양한 촬영기능이 부가돼 사용편의성 등으로 선호받는다고 말했다. 디지털카메라 강자로 평가받는 캐논은 올해부터 비카메라 부문인 캠코더 시장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