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카메라 선봉장에 오른 올림푸스한국(대표 방일석)이 자사 펜(PEN) 시리즈 세 번째 제품(모델명: 펜 E-PL1)을 17일 선보였다.
판매가를 대폭 낮춘 80만원대에 보급형 기종으로 타사와 차별된 마케팅 전략으로 올해 6만대 이상 팔아 치우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했다. 시장조사기관이 집계한 한해 판매되는 DSLR카메라가 약 35만대 정도임을 감안할 때 하이브리드 카메라 진영의 맹공은 올해도 뜨겁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푸스가 마이크로포서드 시스템을 갖춘 펜 시리즈를 내놓은 이후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장은 4배 가까운 초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이 회사 이두형 기술담당 차장은 “새로운 제품이 소개된 후 1년이 경과되면 제품의 운명(?)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데 펜 시리즈가 만든 하이브리드 세그먼트는 공급량 부족에 시달려 왔을 정도였다”라며 하이브리드 시장이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올림푸스한국이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카메라에 관심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57.0%에서 올해 72.7%로 부쩍 증가했다. 보급형 DSLR카메라가 사용자 기대치를 넘지 못한 반사이익도 하이브리드에 손을 들어준 요인이 됐다는 지적도 따른다.
방일석 올림푸스 사장은 “펜 전작이 DSLR시장에서 보여준 8차례 예약판매 매진사례와 함께 한 제품이 전체 DSLR카메라 시장에서 16%대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기록”이라며 “이는 단숨에 두 자릿수(16.5%) 대를 차지하며 3배 가까운 성장을 일궈낸 일본 하이브리드카메라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강조했다.
방일석 사장은 또 “전체 DLSR카메라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시장은 향후 7만8천대 이상의 잠재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8만대, DSLR카메라 시장에서 하이브리드로 넘어올 잠재수요 36만대를 모두 합치면 추산 44만대에 이른다”고 전망했다.
올림푸스는 하이브리드 카메라시장의 잠재수요(7만5천대)에서 대략 6만대 이상의 제품이 자사제품으로 채워질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내보이기도 했다.
올림푸스는 하이엔드 카메라 진영(니콘, 캐논)과 맞닥뜨릴 마케팅 전술로 ‘페니아(PENia)’ 문화를 꼽았다.
아날로그 디자인에 펜 카메라를 자신의 개성에 맞게 튜닝하고 이를 커뮤니티나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서 뽐냄으로써 다른 사용자들에게 구매충동을 유발하는 자발적 생성문화를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달리 말해 ‘펜 2.0’이라고도 칭한다.
업계 관계자는 펜보다 '페니아'가 더 무섭다라며 두터운 페니아 커뮤니티에 대한 부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실제로 올림푸스한국이 자체 조사한 시장조사자료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카메라에 대한 만족도에서 73.3%(심리적인 측면) 사용자가 ‘디자인’을 꼽았으며, ‘액세서리 확장성’에 대한 답변도 포함됐다고 한다. 타사 제품에 비해 개인화가 가능한 제품이란 점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방사장은 페니아 커뮤니티를 통해 문화마케팅의 한 축을 형성해 갈 것”이라며 이들의 구미에 맞는 다양한 액세서리군을 공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서 가진 올림푸스 발표회에선 페니아들에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액세서리들이 몇몇 공개됐다. 예컨대 수심 최대 40m 깊이까지 방수가 가능한 ‘수중 방수 하우징 PT-EP01’과 HD동영상 촬영에서 맑은 보이스 저장을 위해 외장형 스테레오 마이크(제품명: SEMA-1) 등이 바로 그것이다.
아울러 E-PL1은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사용자층을 흡수할 수 있는 더 편리한 UI(사용자환경)을 내세워 경쟁력을 한층 더 배가시켰다.
예를 들어 이 제품은 동영상 촬영을 하는 가운데 일반카메라와 같은 스틸 이미지를 동시에 저장할 수 있다.
'바디 내장형 흔들림 보정장치(IS)'가 장착돼 있으므로 각기 다른 카메라렌즈를 탑재해도 흔들림이 없는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더욱이 렌즈 어댑터를 통해 타 브랜드제조사의 렌즈도 쓸 수 있다. 이두형 차장은 “트렌드가 지난 아날로그카메라일지라도 렌즈는 펜 시리즈와 호환 가능하므로 ‘수용성’을 대폭 강화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학습이 필요한 요즘 디지털기기와는 다르게 제품의 뒷면을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의 모습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제작했다. 때문에 한번쯤 '똑딱이(디지털카메라)'를 써본 사용자라면 촬영을 돕는 다양한 제어기능을 사용설명서를 읽지 않고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
방일석 사장은 “오는 4월 이전할 올림푸스한국 사옥 지하엔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는 아트센터를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문화행사를 펼쳐 올림푸스 브랜드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깝게, 한층 더 고급스럽게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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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림푸스는 이번 보급기종과 함께 프리미엄 펜 시리즈를 잇따라 선보이며, 사용자층의 기호를 모두 맞춰갈 것이라고 했다.
이두형 차장은 “최초 펜1, 2 사용자를 내부에선 A계층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향후 B와 C그룹 등으로 구분될 소비자들의 취향을 파악해 펜 시리즈의 장점만을 모은 프리미엄 펜 시리즈도 올 하반기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