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사업이 가입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대한 수익에는 못 미쳐 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유선전화를 완전히 대체하는 상품으로 삼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단일상품으로서의 가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인터넷전화사업자는 LG텔레콤, KT, SK브로드밴드, 한국케이블텔레콤(KCT), 삼성네트웍스 등 5개사가 대표적이다.
올해 초 기준 LG텔레콤(舊 LG데이콤)이 가입자 215만명, KT가 170만명, SK브로드밴드가 133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한국케이블텔레콤 65만, 삼성네트웍스 48만 명을 합쳐 전체 인터넷전화 가입자는 약 650만 명으로 집계됐다.
가입자는 전반적으로 매월 40~50만 명씩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폭발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점차 유선전화에서 이동하는 가입자가 늘고 있다"며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번호이동제도를 시행한 것이 컸다"고 설명했다.
가입자증가로 매출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LG텔레콤(구 LG데이콤)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인터넷전화 매출액은 512억원이었다. 전분기보다 29억원 증가했다. 가입자당 월 이용요금(ARPU)은 1만원이다. 타 사업자의 ARPU는 5천원에서 6천원 안팎이다.
인터넷 전화는 요금이 싸다는 점, 각종 프리미엄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시내전화를 대체품으로 주목받았다. 기존 인터넷망을 통해 서비스하기 때문에 투자비용이 적게 든다는 이점도 있다.
■유선전화 대체제는 휴대폰...인터넷전화는 통신서비스 매개체로
단순계산만으로 보면 가입자 유치에만 성공한다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듯 보인다. 하지만 유선전화 대체상품으로서 인터넷 전화의 미래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결과적으로 유선전화를 대체한 것은 휴대폰이다. 올해 우리나라의 휴대폰 보급률은 100%가 넘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개인당 휴대폰 ARPU는 월 3만원대 수준으로 가격경쟁력에도 불구하고 1만원 이하의 ARPU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또한 최근 스마트폰 활성화로 ARPU가 높아지고 있으며, 집 안에서도 늘 이용하는 개인용 전천후 단말기로 자리잡는 추세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보고서는 "인터넷전화는 단일상품보다는 결합상품 중 하나의 구성품 혹은 결합의 촉진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일 사업으로서의 가치보다는 타 사업과의 융합 속에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의미다.
사업자들은 다른 통신상품과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단일상품으로서는 인터넷전화의 사업성은 확실치 않다"라며 "인터넷전화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결합상품의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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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초고속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유무선융합(FMC) 서비스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가는 중이다. 올해들어 KT와 SK텔레콤, LG텔레콤 등의 주요 기간통신사업자들이 FMC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인터넷전화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승윤 SK텔레콤 MNO전략실장(전무)은 "FMC가 보급되면 휴대폰으로 3G망과 인터넷망을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인터넷전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라며 "사업 초기인 만큼 당장 가시적인 성과는 힘들지만 FMC는 인터넷전화를 활용한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