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4분기"스마트폰 변수는 없었다"

일반입력 :2010/01/27 14:41    수정: 2010/01/27 15:55

류준영 기자

스마트폰 대응에 부진해 LG전자 4분기 실적에 충격파를 던질 것이란 애널니스트들의 우려는 일단 잦아들었다. 휴대폰 부문 수익성은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영향력은 전무한 수준이었다.    

LG전자는 27일 4분기 매출액 14조2천739억원, 영업이익 4천467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예측치인 3천977억원을 훌쩍 뛰어넘으며, 역대 4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 및 영업이익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55조 5천241억원, 영업이익은 2조8천855억원으로 디스플레이 사업이 턴어라운드에 성공, 수익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평판TV 판매량은 전년대비 약 50% 증가한 1,950만대를 기록했다. 또 휴대폰 판매량은 전년(1억 70만대) 대비 17% 증가한 1억 1천800만대 기록을 세웠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 1조1천300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3분기에도 8천500억원의 호실적을 기록,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만으로 연초 경영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LG전자는 “4분기 성수기 영향으로 휴대폰, LCD TV 판매가 늘었고, 견고한 가전사업, 원가절감 등에 요인으로 시장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이번 4분기 실적의 특징은 홈 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가 주도하고 있는 LED LCD TV 판매호조로 3분기 수준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록,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것이다.

LCD TV 판매량은 550만대로 처음으로 5백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홈 엔터테인먼트(HE, 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의 매출액은 4분기 5조8천841억원, 영업이익은 2천716억원으로 HE 사업본부 매출액이 5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회사는 밝혔다.

특히 보드리스TV를 중심으로 한 LG전자의 디자인력이 가미된 프리미엄 제품들의 강세는 LG전자를 단숨에 글로벌 톱2 TV업체로 밀어 올렸다. TV 실적의 기여도가 4분기 전체 실적의 중심축이 됐다는 해석이다.

LCD TV와 PDP TV 판매량은 전분기대비 각각 38%, 29% 늘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선진시장 판매량 증가 및 지속적인 원가관리가 안정적인 수익성으로 이어졌다”라며 “4분기 수익성(4.6%)은 마케팅 투자가 늘면서 전분기(5.2%)보다 소폭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도 HE부문이 수익성 개선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2010년 1분기 사업전망에서 “경기회복에 따라 전반적인 수요가 늘면서 달러 기준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크게 늘 것으로 보이며, LCD TV 판매는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전사 매출이 늘고, 프리미엄 비중도 커지면서 가전, TV의 수익성은 전년동기대비 호전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저전력제품에 지급하는 미국의 보조금 혜택의 수혜로 가전 부문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은 “가전과 에어컨 부문은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4천750억원, 2분기엔 전부문의 실적이 개선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두 배에 달하는 7천9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에너지부가 실행한 SEEARP(에너지 효율 가전제품 보조금 지급 프로그램)에서 세탁기와 냉장고에 부여되는 환급 금액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LG전자의 경우 북미 세탁기와 냉장고 시장에서 꾸준히 시장 점유율을 늘려왔기 때문에 수혜가 예상된다는 것.

실적 악화를 우려한 휴대폰 부문은 예상 밖의 선전으로 LG전자 4분기 실적개선에 보탬을 줬다.

휴대폰 사업은 매출액 3조 8천898억 원, 영업이익은 665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판매량은 역대 최고인 3천390만대로 전분기(3천160만대), 전년동기(2천570만대) 대비 각각 7%, 32% 늘었다.

LG전자는 “유럽과 신흥시장 상승세는 지속됐고, 북미지역 물량도 늘었다. 4분기 판가인하, 재고소진 등으로 수익성은 전분기대비 하락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휴대폰 시장에서 진입 타이밍을 놓쳤고, 전체 휴대폰 시장이 역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LG전자의 4분기 휴대폰 사업부문 예상실적은 당초 어두웠다.

히트모델의 부재와 버라이즌이 11월부터 모토로라의 ‘드로이드’를 프로모션해 LG전자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은 지금까지 주가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던 것.

하지만 27일 공개된 4분기 실적은 이 같은 우려감을 몽땅 쓸어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부터 안드로이드 등 각종의 스마트폰 OS 및 UI(사용자 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을 통해 경쟁력 있는 스마트폰 출시를 점차 확대시켜, 선두업체들과의 격차를 좁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올해 15개 모델로 스마트폰 라인업을 꾸려갈 계획이며, 지난해 선보인 5개 모델 외 추가적인 10개 모델이 올해 상반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하나 주목할만한 점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노키아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하반기 시장 점유율 확대 모멘텀은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LG전자의 연간 휴대폰 출하량은 지난해 1.17억대에서 1.4억대로 20% 성장할 전망이며, 휴대폰 영업이익률은 전년 7.2%에서 6.1%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전년 대비 출하량이 20% 증가하면서 견조한 수준의 이익을 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관련기사

그밖에 에어컨 사업본부는(AC, Air Conditioning)는 비수기 요인으로 전분기 대비 전년동기 대비 줄어든 매출액 6천199억원, 영업적자 89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원가절감으로 수익성은 전년동기대비 호전됐다.

또 비즈니스 솔루션(BS, Business Solutions)사업본부는 유럽지역 매출 증가 및 호텔 등 주요 거래선과의 파트너십 강화로 전면동기 대비 매출 및 수익성이 좋아졌다. 4분기 매출액은 1조3천094억 원, 영업이익은 576억원을 올렸다. LG전자는 “차량용 단말기 사업도 점차 회복되는 등 B2B 사업역량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