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에서 구글검색 빼나

일반입력 :2010/01/20 19:32    수정: 2010/01/20 19:36

황치규 기자

물과 기름같은 사이로 지내왔던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검색황제' 구글을 압박하기 위해 손을 잡는다?  예전같으면 쉽게 상상할 수 없었던 시나리오가 조만간 현실이 될지 모르겠다.

애플과 MS는 아이폰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MS로 '빙'(Bing)으로 교체하기 위한 협상을 수주에 걸쳐 진행중이라고 비즈니스위크(BW) 인터넷판이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사될 경우 애플은 구글 견제효과를, MS는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구글과 애플은 지난 몇년간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관계는 틀어지는 모양새다. 구글은 아이폰OS와 경쟁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 플랫폼을 내놓은데 이어 올초에는 독자적인 스마트폰 '넥서스원'까지 내놓고 애플에 도전장을 던졌다.

애플과 MS간 협상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빙'을 기본 검색 엔진으로 쓸 수 있도록 해주는게 골자. 그러나 사용자가 구글검색을 쓰기를 원할 경우 설정을 바꿀 수 있도록 해줄 가능성도 있다고 BW는 전했다. 현재 아이폰 사용자가 빙을 쓰려면 빙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거나 브라우저을 통해 사이트에 들어가야 한다.

MS는 애플과의 협상을 통해 '빙'을 아이폰 기본 검색엔진으로 집어넣는 것은 물론 구글과 야후 검색을 쓰는 애플 사파리 사용자들까지 파고들 가능성도 제기됐다.

구글은 아이폰을 통해 벌어들인 모바일 검색 광고 매출을 애플과 공유해왔다.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아이폰과 아이팟터치는 절대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런만큼, 애플이 아이폰 기본 검색으로 빙을 선택할 경우 구글 입장에선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애플과 MS간 협상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보인다. 이에 MS는 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해 구글보다 많은 매출을 애플과 공유하거나 일정 금액을 매년 애플에 지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BW는 전했다.

아이폰을 잡으면 MS는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모바일 검색 사용자중 86%가 구글을 사용했다. 빙은 11%에 머물렀다.

관련기사

BW는 애플이 MS와 손을 잡는다고 해도 장기적인 협력은 아닐 수 있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독자적으로 검색과 관련한 비밀 연구 개발 부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W는 "검색과 모바일 광고간 연관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애플은 미래를 아웃소싱하지는 않을 것이다"면서 "MS와 검색 계약을 한다면 그것은 (기술보다는) 시간을 사는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