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꿈의 도시 구축'…52억불 베팅

일반입력 :2010/01/14 15:36    수정: 2010/01/14 17:33

김태정 기자

‘공룡’ 시스코가 공간을 초월한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천문학적 액수를 베팅했다. 지난해 투자액만 무려 52억달러. 우리나라 송도 신도시가 입을 수혜에 관심이 모였다.

존 맥쿨 시스코 부사장(서비스그룹)은 14일 한국 기자들과 원격 화상 간담회를 열고, 한층 진화한 자사 네트워크 기술을 소개했다.

시스코는 자사 네트워크 기술의 핵심을 ‘공간 제약 초월’로 요약한다. 지구 반대편의 동료와 실제 만난 듯 마주보며 영상으로 대화하는 UC(Unified Communication : 통합커뮤니케이션)가 대표적이다.

UC를 ‘대형 화상채팅’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영상과 소리가 마치 앞 사람의 것처럼 선명하고, 끊김 따위는 용남하지 않는다. 막대한 양의 영상 및 음성 데이터를 초고속 전송하는 기술이 있기에 가능한 것.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이 차기 성장동력으로 지목한 UC는 국내서도 기업은행, 롯데정보통신, SK C&C 등 구축사례가 쌓이는 중이다. 시스코는 여기에 모바일까지 연동한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로 UC 에 참여한다는 것. 곧 화상회의 도중 해외 출장 중인 직원을 스마트폰으로 연결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맥쿨 부사장은 “지난해 연구에 투자한 52억달러는 회사 매출의 10%를 넘는다”며 “공격적인 전략으로 차세대 네트워크 생태계 주도권을 쥐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시스코의 공격 행보에 따라 송도국제업무단지 u-시티의 발전상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존 챔버스 회장은 지난해 방한 자리에서 “향후 5년간 송도에 20억달러를 단계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었다.시스코는 송도 내 각종 건물과 설비를 IT 기반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이버와 물리 공간을 하나로 만든다는 것. 집에서 영상으로 교통 흐름을 파악하고,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도시다. 전자칠판에 쓴 글씨는 지구 반대편 교실에 동시에 뜨기도 한다.

현재 1단계로는 네트워크 구축에 초점을 맞췄고, 향후 구축한 인프라를 각종 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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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쿨 부사장은 “한국도 전통적인 IT 네트워크 환경에 변화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며 “u-시티 사업에 적극 참여해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시스코는 실리콘밸리에서 주머니가 가장 두둑한 회사다. 지난 연말 현재 현금만 350억달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