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인수는 '백호첨익'

일반입력 :2010/01/13 19:36

송주영 기자

13일 열린 '하이닉스 M&A 사전설명회'에서 채권단, 매각주관사 관계자들이 하이닉스 인수 강점에 대해 입을 모았다. D램업계 세계시장 2위인 글로벌업체인데다가 자산규모로 국내 개별기업 순위 14위에 오른 업체란 점도 인수 장점으로 강조됐다.

유재한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은 "하이닉스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치열한 반도체 생존경쟁에서 승리, 조 단위 이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업체"라고 설명했다. D램 업계 세계 2위, 낸드 업계 세계 3위로 경쟁업체와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앞선 기술력도 강조했다.

유 사장은 "하이닉스는 하루 빨리 능력을 갖춘 진정한 주인을 찾아야 한다"며 "이번이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업체를 인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도 말했다.

유 사장은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 '백호첨익'이란 표현을 썼다. 용맹한 호랑이가 날개를 단다는 뜻의 '맹호첨익'을 인용, 경인년 올해가 백호의 해임에 착안해 하이닉스를 백호에 비유했다. 올해가 하이닉스 인수 기회란 점을 비유를 통해 강조한 셈이다.

유 사장은 "올해 하이닉스란 흰 호랑이가 주인이란 날개를 달아 하늘 높이 비상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매각 주관사인 크레딧스위스 김광준 상무도 "유례없는 M&A"라며 "미래를 향상 성장 플랫폼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재로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반도체 산업에 진출, 국가경제에 공헌도 할 수 있고 산업구도 고도화도 할 수 있다"는 명분도 내세웠다.

하이닉스는 해외 매출 비중이 90%를 넘고 있다. 중화권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50% 수준에 이른다. 글로벌 기업이라 불리기에 손색없어 인수만 된다면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단 설명이다.

이날 채권단과 주관사는 유연한 M&A 방식, 공정하고 투명한 인수절차 진행 등도 강조했다. 인수 이후 하이닉스를 경쟁력 있는 업체로 유지하기 위해 주주단과의 협력체계도 마련될 전망이다.

김 상무는 지분 일부 인수 방침에 대해 "하이닉스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인수 후 투자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부담을 경감시킬 방침"이라고 여러번 강조했다. 일부 인수의 경우 이후 잔여지분에 대한 매각제한 등 다양한 방안이 고려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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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단과 채권단은 M&A 사전설명회까지 열어 하이닉스 인수를 유도했다. 인수 방식 유연성과 더불어 전략적 투자자와의 컨소시엄 등에도 문을 열었다. 아직까지 하이닉스 인수의향서 접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일부 매각을 하더라도 수조원 규모의 매각대금은 여전히 부담이다. 매각 주관사의 희망처럼 상반기 내 하이닉스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