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회장, CES 깜짝 방문…자신감 피력 눈길

일반입력 :2010/01/10 14:44    수정: 2010/01/10 19:53

류준영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0에 깜짝 방문했다.

이 전 회장은 9일(현지 시간) 홍라희 여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 이서현 제일기획 전무 등 온가족을 대동하고 CES2010 행사장을 방문했다. 이 전 회장이 해외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08년 4월 삼성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처음이다. 특히 온가족이 함께 공식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전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전시장은 물론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샤프 하이얼 등 경쟁사의 전시장까지 빠짐없이 둘러보며 갖가지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쟁력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전 회장은 일본과 중국에 대해서는 "겁은 나지 않지만 신경은 써야하며, (쫓아오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삼성전자 전시장을 찾은 이건희 전 회장은 "삼성전자 발공다이오드(LED) TV 테두리가 금속으로 돼 있어 어린이들에게 위험하지 않겠냐"고 말한 뒤 "연구원에게 연구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e북 전시장에서 윤부근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모니터가 성장한계에 다달아 e북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설명을 들은 뒤 고객를 끄덕였다.

휴대폰 전시장에서 '옴니아2'를 만져보며 관심을 보인 이 전회장은 이후 프린터 전시장을 옮겨 "작고, 가볍고 성능이 좋아야지 하나라도 빠지면 경쟁력이 삐끗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기자들과 일문일답에서 이 전 회장은 올해 국내 경기에 대해 "그렇게 나쁠 것 같지 않고, 작년 같이 않을 것"이라며 경기가 지난해보다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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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중국은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일본은 겁은 안 나지만 신경은 써야 한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그는 "기초와 디자인에서 우리가 앞섰으니 한번 앞선 것은 뒤쫓아 오려면 참 힘들다"면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무엇보다 국내외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자신의 경영복귀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멀었다"며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등 자녀들의 경영능력에 대해서는 "아직 배워야 한다"며 역시 경영수업이 좀 더 필요함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