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지털 3강, 검증받는다

IT업계, CES2010 통해 신제품 및 서비스 대거 발표

일반입력 :2010/01/07 13:53    수정: 2010/01/07 16:14

황치규 기자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있는데, 또 다른 스타일의 모바일 기기가 사용자를 파고들 공간이 남아 있을까? 아직은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는 질문이다. 뻔한 얘기지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일단 성장에 목마른 IT업체들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에서 또 하나의 카테고리를 창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넷북과는 다른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서도 이와 관련한 메시지들이 쏟아졌다.

스마트북과 태블릿의 도전

선봉은 스마트북과 태블릿이 맡았다. CES에서 펼쳐지는 관련 업계의 물량공세가 심상치 않다. 10대와 젊은층 사용자를 파고들기 위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접속하기 위해 스마트폰보다 크기가 작은 저렴한 모바일 기기를 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을 접수한 ARM 프로세서 아키텍처에 기반한 스마트북은 1GHz 프로세싱 파워에 전력 소모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배터리 수명도 넷북보다 두배 이상 오래간다는 평가다. 리눅스 기반 OS가 탑재되며 3G 이동통신 서비스에도 연결할 수 있다.

태블릿은 터치스크린 LCD를 장착하고 필기 입력 방식을 지원한다. 그런만큼 전자책 등을 보는데 유용하다.

스마트북과 태블릿은 엔터테인먼트용으로도 활용된다. 동영상과 음악을 즐기는 사용자층도 끌어안겠다는 것이다.

프리스케일반도체는 이번 CES에서 200달러급 태블릿 스마트북을 공급할 수 있는 레퍼런스 디자인을 발표했다. 레퍼런스 디자인은 7인치 터치스크린에 와이파이(Wi-Fi) 무선랜 및 3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가격이 매력포인트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번 태블릿 레이스에 가세했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는 CES 기조연설에서 태블릿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HP, 레노버, 인도 신생 업체 노션링크도 태블릿 레이스에 출사표를 던졌다.

인텔 아톰이 아니라 ARM 기반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스마트북 진영에선 레노버로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레노버는 이번 CES에서 스냅드래곤 프로세서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북 '스카이라이트'를 발표했다.

넷북과 비슷한 10.1인치 화면을 탑재한 이 제품은 전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스마트폰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지메일이나 페이스북,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같은 기능을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설명. 무게는 0.88kg으로 휴대성을 극대화 했다. 가격은 499달러부터다. 레노버 관계자는 "우리가 개발한 스마트북이 간편하고 쓰기 쉬운 웹 브라우징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 노트북과 스마트폰 사이에 들어가는 모바일 시장은 아직 주류가 아니다. 미개척지로 불리운다. 개척이 가능할지도 확실치 않다. 공급자 논리라는 부정적인 견해들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디지털 아이콘' 애플의 태블릿 시장 입성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희망적인 분위기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애플은 오는 27일(현지시간) 글로벌 루머통신을 뜨겁게 달군 태블릿 기기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이폰 이후 애플이 쏟아내는 최대 빅뉴스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애플이 올해만 1천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애플은 기존에 없던 시장을 창출하고 대중화시키는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휴대폰 음악 플레이어 시장을 확산시킨 아이팟과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든 아이폰이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새로운 모바일 기기 시장의 탄생에 여전히 회의적이다. 전화 기능없이 웹에 접속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가 자리를 잡기에는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가트너의 반 베이커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과 넷북 사이에 들어갈 모바일 시장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시장"이라며 스마트북과 태블릿의 미래가 당분간 어두울 것으로 내다봤다

할리우드의 안방침공 본격화

3D 영화 아바타의 폭발적인 흥행과 함께 3D와 디지털 기기간 융합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3D 텔레비전이 대표적이다.

주요 TV 제조사들은 3D TV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LG전자는 3D TV 세트가 올해 월드컵 개막에 맞춰 50만대 가까이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 소니, 파나소식, 삼성전자 등이 3D텔레비전을 시연했다.

TV 뿐만 아니다. 노트북과 콘솔게임 역시 3D의 사정권에 들어섰다.

에이서는 이미  3D노트북(제품명: 인스파이어 5738DZG)을 출시했다. 편광필터를 부착한 이 제품은 기본 제공되는 안경을 착용해 3D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했다. 트리데프(TriDef)로 불리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3차원 PC게임 및 DVD 영상을 지원한다.

방송 시장도 3D 열기에 휩싸였다.

소니, 디스커버리커뮤니케이션스, 아이맥스는 합작법인을 통해 3D 채널을 운영하기로 했다. 2011년부터 미국 시장에서  3D 영화, 록 콘서트, 어린이용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월드디즈니가 소유한 ESPN도 3D 채널 시장에 뛰어들었다. ESPN은 올해 여름께 3D 텔레비전 채널을 열고 남아공 월드컵을 3D 생중계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광고 매출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사들이 3D를 통해 새로운 성장 엔진을 발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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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업계의 행보가 3D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3D 기술을 이용하려면 시청자들은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전용 안경을 구입해야 한다.

이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 베이커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은 거실에서 안경을 쓰고 싶어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3D 시장은 안경이 필요없는 쪽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