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 vs 스마트북, 빅매치 카운트다운

일반입력 :2009/12/23 17:56    수정: 2009/12/23 18:00

남혜현 기자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넷북을 앞세워 저가형 노트북 시장을 평정한 인텔이 내년에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그럴 것이다"고 답하기에는 애매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ARM 칩을 탑재한 스마트북 진영이 내년초를 기점으로 넷북 신화에 대거 도전장을 던지기 때문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내년 1분기에만 무려 30여종의 스마트북이 제조업체들에 의해 쏟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톰으로 저가형 노트북 시장에서 넷북 돌풍을 일으켰던 인텔로선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를 만난 셈이다. 스마트북은 탑재되는 프로세서가 다를 뿐 외관이나 기능은 대부분 넷북과 유사하다. 스마트북이 뜨면 넷북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북 생태계 '확대일로'

스마트폰 시장을 접수한 ARM 프로세서 아키텍처에 기반한 스마트북은 1GHz 프로세싱 파워에 전력 소모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배터리 수명도 넷북보다 두배 이상 오래간다는 평가다.

리눅스 기반 OS가 탑재되며 3G 이동통신 서비스에도 연결할 수 있다. 퀄컴과 프리스케일, 엔비디아 등이 ARM 아키텍처를 활용한 프로세서를 내놓고, 스마트북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레노버, 아수스, 에이서는 물론 올해 넷북 시장에  데뷔한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 노키아도 스마트북을 선보일 것이란 얘기도 있다.

넷북에 버금가는 생태계를 갖춰나가고 있는 것이다. 마크 프란켈 퀄컴 부사장은 지난 5월 대만 IT박람회 '컴퓨덱스 2009' 행사에 참석, "스마트북을 통해 항상 넷에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스마트북을 휴대폰에 이어 대중성이 큰 모바일 기기로 포지셔닝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ARM 기반 스냅드래곤 칩을 공급하는 퀄컴은 스마트북이라는 이름을 퍼뜨린 주역이다.

넷북과 스마트북은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첫번째 '빅매치'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크리스 너털도 21일(현지시간)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넷북 영역을 지배하는 인텔이 CES에서 스마트북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넷북 vs 스마트북'간 한판승부에 불을 지폈다.

인텔, 신형 아톰칩 내놓고 공세 강화

 

스마트북과의 대결을 앞둔 인텔은 최근들어 넷북에 전력을 전진배치하기 시작했다. 코드명 파인트레일로 불렸던 신형 아톰칩 N450을 발표하고 PC업체들과의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북과의 경쟁 구도에 대해서도 "단지 추측일 뿐"이라며 맞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어닐 난두리 인텔 넷북 마케팅 담당자는 "아톰은 현재 넷북용 프로세서고, 인텔은 계속해서 혁신하고, 필요한 능력을 제공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텔이 선보인 신형 아톰칩에 대해 까칠한 시선도 엿보인다. 크리스 노털은 FT블로그를 통해 N450이 이전 모델과 비교해 달라진게 별로 없다고 꼬집고 있다. 클럭스피드가 이전 버전과 같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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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인텔은 N450은 메모리콘트롤러와 그래픽 프로세서를 하나의 CPU안에 통합해 성능을 강화하고 배터리 수명을 늘렸다고 받아쳤다. 인텔은 N450이 이전모델에 비해 크기가 60% 작아졌고 전력소모량도 20% 줄었다고 강조했다.

인텔에 따르면 현재 12개업체가 3G서비스에 연결할 수 있는 넷북을 제공하고 있다. 신형 아톰칩이 나온만큼, 넷북 생태계에 가세하는 하드웨어 제조 업체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게 인텔 설명. FT에 따르면 인텔은 지금까지 4천만개 이상의 아톰칩을 출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