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없는 IPTV '이상 없나'

방송·통신에 친밀한 상징적 인물 필요

일반입력 :2009/12/10 14:25    수정: 2009/12/10 19:11

김효정 김우용 기자

IPTV가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우리나라의 방송통신융합을 상징하는 서비스 답게 상용화 이전부터 지금까지 줄곧 관련 업계 및 사회 전반에 걸쳐 이슈 메이커가 되고 있다.

12일 개최된 'IPTV 상용화 1주년 기념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IPTV의 지속 성장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경자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지난해 출범식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IPTV는 뉴미디어로 튼튼히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새로운 일자리 마련에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IPTV의 인프라 확충과 원천기술 개발, 국제 기술표준 획득, 경쟁력 있는 콘텐츠 개발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IPTV는 대통령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챙길 정도로 부각되고 있는 뉴미디어 서비스다. 방송과 통신이라는 양대 산업의 융합에서 오는 산업적 시너지와 일자리 창출은 국가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상용화 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IPTV는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 지상파 실시간 재전송 과정에서의 방송국-통신사간 불협화음은 물론,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 프로그램제작사(PP)의 콘텐츠 수급 문제 등 어느 하나 명쾌하게 정리된 것이 없다. 더구나 IPTV 사업자들은 낮은 수익성에 허덕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PTV 서비스의 구색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 지난 8일 기준으로 실시간 IPTV 가입자가 149만4천여명을 확보했다. 정부가 연말까지 약속한 200만 가입자 시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열악한 산업 환경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치다.

■방통 불협화음 조율할 인물 필요...김인규 재추대 가능성도

이러한 수치 달성이 가능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IPTV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김인규 초대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코디마) 회장의 공도 컸다. 현재 KBS 사장이 된 그는 방송은 물론 통신 분야에도 상당한 인맥과 지식을 갖춘 적임자였기에 초기 방송통신 간 불협화음 중재 등 IPTV 활성화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렇지만 김 전 회장이 협회를 떠나자 후임 회장 추대에 뚜렷한 진전도 없고 협회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코디마는 강철희 고려대 교수가 회장대행을 맡고 있다. 협회 정관상 회장 공석시에 부회장 중 연장자가 대행을 맡게 돼 있기 때문이다. 코디마는 오는 16일 이사회를 열 계획이지만 회장 추대 관련 논의가 있을 지는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과 같은 인물이 없다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방송-통신간 불협화음 조율이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다. 콘텐츠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IPTV 서비스의 앞길은 불 보듯 뻔할 것이다. 통신 분야에 이해가 높은 통신 출신 회장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코디마 회장은 기술적 이해도 보다는 상징성이 더 중요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방송 출신으로 통신쪽과 친밀한 사람이 적격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김 전 회장 정도의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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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을 재추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른 협회들처럼 회장을 명예직으로 두고 상근부회장 체제로 가자는 주장이다.

이날 IPTV 1주년 행사에서 김 전 회장은 "단기간에 150만 가입자를 확보했고 현재 추세라면 내년 초에는 200만 가입자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며 "방송과 통신이 화학적으로 융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1주년을 맞아 축하하려고 왔지만 코디마의 초대회장으로 축하 받고 싶다고 말해 명예회장 체제에 대한 가능성을 비추었다.